최승준 가천의대 교수팀, AI 기반 '라디오믹스 모델' 개발
종양 크기뿐 아니라 내부 변화 반영…생존율 예측 정확도 높아
정밀의료 적용 가능성 제고·효과적 치료 계획 수립에 활용 기대

전이된 간암 환자의 예후와 생존율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을까.
최승준 가천의대 교수팀(길병원 영상의학과)이 AI 기반 기계 학습 '라디오믹스 모델'을 활용해 대장암 간전이(colorectal liver metastases·CRLM) 환자의 치료 반응과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기존 대장암 간전이 환자의 치료 반응은 '고형 종양 반응 평가 기준'(RECIST 1.1)에 따른다. 이는 주로 종양 크기의 변화만을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종양 크기를 제외한 종양 내부의 복잡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최승준 교수팀이 개발한 '라디오믹스 모델'은 종양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하고, 종양의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정량화된 MRI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해 이뤄졌다.
연구 대상은 표적 항암치료를 받은 외과적 절제 수술이 불가능한 소규모 대장암 간전이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연구 방법은 치료 전후 MRI 촬영을 총 3회 진행했다.
분석 결과, 라디오믹스 모델의 종양 반응 예측 정확도는 76.5%로 나타났으며, 진단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인 곡선하면적(AUROC) 값은 0.857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이는 기존 종양 반응 평가 기준인 고형 종양 반응 평가 기준 모델의 곡선하면적 값 0.667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AI 기반 모델이 보다 정밀하게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곡선하면적은 인공지능 성능 평가의 대표 지표로 1에 가까울 수록 정확도가 높다.
연구팀은 '라디오믹스 모델'이 예측한 종양 반응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생존율도 분석했다.
라디오믹스 모델이 '질병 진행이 없는'(non-progressing) 그룹으로 분류한 환자군의 중앙 전체 생존 기간(OS)은 17.5개월로 나타났지만, '질병 진행이 있는'(progressing) 그룹의 OS는 14.8개월에 그쳤다. 라디오믹스 모델 기반 환자의 생존율 분석도 정확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최승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기반 라디오믹스 모델이 대장암 간전이 환자의 치료 반응을 조기에 예측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모델을 더욱 정교화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암 환자의 정밀 의료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효과적인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혈액이 풍부하게 공급되는 간은 대장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전이 기관이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암종인 대장암은 진단 때 이미 10∼15% 정도는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있는 상태로 발견된다. 이 중 약 50%는 대장암 간전이로 타나난다. 간은 풍부한 혈액 공급으로 전이암이 쉽게 발생한다. 특히 대장암이 진행되면 혈류를 통해 간으로 암세포가 다수 퍼지게 되고 풍부한 혈액이 있는 간은 전이가 쉽게 이뤄지게 된다.
대장암 간전이의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 감소 ▲발열 ▲오심 ▲복부 팽만감 등이 있다. 또 간이 비대해지고, 복부에서 혹이 만져지기도 하며, 우측 상복부에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며 대부분은 원발성 대장암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황달이나 체액이 쌓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어느 정도 대장암 간전이가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다.
대장암 간전이의 생존율도 병기에 따라서 극명하게 갈라진다.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필수다. 대장암 간전이의 5년 생존율은 1∼2기 경우 95∼70% 수준이지만, 3기일 경우 40∼80% 수준으로 떨어진다.
대장암 간전이 치료는 간 절제술과 항암 치료로 진행된다. 대장암 간전이 종양의 크기가 너무 커서 직접 제거가 어려운 경우 항암 치료를 통해서 암 크기를 줄인 후 절제를 진행한다.
최승준 교수는 "절제가 불가능한 대장암 간전이 환자의 경우 표적 항암제 등을 투여해 종양 크기를 줄이거나 그 자체로 치료를 도모할 수 있다"라면서 "이런 경우 이번 라디오믹스 모델이 종양 반응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임상종양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Radiomics and machine learning analysis of liver magnetic resonance imaging for prediction and early detection of tumor response in colorectal liver metasta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