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소장 고용복 교수) 소장이식팀은 지난달 9일 8시간에 걸친 소장이식수술을 시도했는데 경과가 좋아 한달 열흘만인 18일 환자를 퇴원시켰다.
외과 이명덕 교수를 중심으로 외과· 소화기 및 감염내과· 성형외과· 마취과· 방사선과· 임상병리과 로 구성된 이식팀은 환자 딸로부터 장기를 제공받아 모녀간 생체 소장 이식수술을 했다.
소장 이식은 이식편 내에 림프조직이 풍부하고 상피조직에 해당되어 거부 반응이 매우 강하고,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감염 관리가 특히 어렵다.
또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 계속 움직일 수 밖에 없어 기술적으로도 난관이 많아 장기이식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환자는 57세의 이정숙(여)씨로 2년 6개월 전 장간막혈전증으로 소장절제술을 받아 단장증후군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정맥영양법으로 연명해 왔다.
그런데 최근 대정맥 심장하부의 중심정맥로에서도 감염증 등이 잇달아 발생해 소장이식 밖에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다행히 딸의 소장을 이식 받게 됐다.
소장을 이식 받기 전 환자는 십이지장과 공장 20cm· 후부 횡행결장 및 하행결장 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식팀은 딸의 회장 1.5m를 상장간막동정맥을 보존하여 채취하였으며, 미세현미경수술로 수혜자의 하장간막 동정맥에 단단문합했다.
이식 후 거부반응이 없었으며,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감염증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명덕 교수는 17일 ' 예후가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환자의 상태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면서 장기생존률을 높여 나갈 생각"이라고 말하고 " 여건이 허락한다면 소장이식을 올해 2∼3건 더 시행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장 이식은 지난 1990년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에서 처음 성공한 이래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800례 가량이 시도됐는데, 다른 장기 이식에 비해 성공률이 낮은 편이다.
소장의 생체 이식은 미국, 독일의 각각 1개 병원과 뇌사가 인정되지 않고 있는 일본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되어 성공 사례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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