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담배규제국제조약' 인류보호 세계전략


WHO 총장 메시지

올해 5월 31일 세계금연의 날 18주년을 맞이하여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에서 금연을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발송했다.

<지구상에서 매 6.5초마다 1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병'(흡연질환이라 약칭함)으로 사망하고, 특히 개발도상국가에서 흡연율이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세계은행 추산에 의하면 의료비의 15%는 흡연질환진료에 소비되며, 저소득층에서 흡연율이 더욱 높다…2003년 5월 10일에 모든 WHO 가맹국이 만장일치로 FCTC(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담배규제국제조약)를 결의한 바 있다. WHO가맹국 192개국 중 118개국이 이미 이 조약을 승인하고 그중 16개국은 정식으로 조약을 비준했다. 앞으로 조약비준국가 40개국을 채우고 나면 90일 후부터, FCTC는 지구상의 담배퇴치를 위해 강권을 발동하게 될 것이다…>


FCTC

미국은 최근 유엔에서 톰슨보건장관이 직접 FCTC에 서명하여, 108번째 승인국가가 되었다. 부시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상원에 상정되면, 3분의 2 이상의 인준을 얻은 다음에야 정식으로 FCTC 조약국이 된다.

AMA(미국의학협회)는 미국의 FCTC 승인에 즉각 찬사를 보내고, 상원비준을 촉구했다． AMA는 미국에서 매년 44만 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흡연질환에 소요되는 비용이 연 1570억 달러임을 상기시키고 이 FCTC 라는 국제조약이 없으면 지구상의 흡연인구는 현재의 13억에서 2020년도엔 17억으로 증가하고, 흡연으로 인한 연간사망자는 2030년에 가서 현재의 490만 명의 두 배인 1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전세계 흡연사망자의 70%는 개발도상국이 차지하며, 특히 아시아의 흡연사망률은 4배로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FCTC 조약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담배광고 규제.
2. 담배상표 표시 규제.
3. 흡연경고 표시면적 규제.
4. 미성년자의 담배자동판매기 이용금지.
5. 담배가격과 세금인상 장려와 면세판매 금지.

1번 조항은 조약발효 5년 이내에 포괄적으로 '담배광고금지'로 돼 있으나 '표현의 자유'가 명시된 헌법을 갖고 있는 미국 등 몇 나라의 반대에 부딪쳐, 부득이 '광고금지'의 수위를 낮춰 '엄격한 담배광고규제'를 만드는 선으로 후퇴했다.

2번 조항은 light나 mild 등 타르함량이 적다는 유혹표시를 금지케 했다.

3번 조항은 흡연경고표시에 있어, 담배포장 주요부분의 50% 이상, 그리고 최저 30% 이상을 차지하도록 했다.

4번 조항은 WHO는 지금처럼 증가하는 연소자흡연율이 지속되면 현재 생존하고 있는 전체아동 중 2억 5천만 명이 장차 흡연질환으로 사망할 것이라 했다.

5번 조항은 담배가격 인상이 흡연율 감소에 기여하고, 특히 청소년의 흡연율을 낮추는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검증을 따르고 있다．

가공할 담배의 해독으로부터 우리 인류를 보호하는 획기적인 세계전략이 바로 이종욱 WHO 사무총장이 역설한 FCTC라 하겠다.


금연 가이드라인

여러 가지 연구조사를 종합해보면, 많은 금연요법 중에서 ▲의료인(의사와 간호사 등)의 직접개입상담, 그리고 개별 또는 집단교육 ▲FDA에서 허용한 처방약품(현재 'Bupropion SR' 1개 뿐임) 치료와 니코틴 대치요법 ▲금연재료 제공(약간의 효과를 줌) 등 3가지가 효과적이라 인정받고 있다. 이상 3가지 모두 의사를 경유한 치료효과라 볼 수 있고, 그만큼 환자금연에 의사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HHS(미국보건부)의 '금연치료를 위한 임상가이드라인'중에서, 의사들에게 추천한 '5A에 의한 환자접근법'을 소개한다.

Ask(물음):외래환자진료 때 매번 흡연여부를 물어서 기록하며, 흡연여부를 활력증세만큼 중요시해야 한다.

Advice(충고):흡연자로 알려지면 "당신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라는 확실한 충고를 해주는 일이다. 개인별로 심장병환자에겐 담배가 심장에 가장 해로움을, 그리고 집에 어린 자녀가 있는 환자에겐 아동에 대한 해를 강조해야 한다.

Assess(평가):금연을 권고하고 난 다음, 환자의 시도의사를 묻고 만일 금연 뜻이 없을 때는 흡연의 해와 금연의 이득을 설명해 주어 그들에게 금연계기를 마련해 주되,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Assist(도움):금연을 원하는 자에겐 금연계획을 도와준다. ACS(미국암학회)와 ALA(미국폐장학회)서 발행한 책자를 제공하고, 병원 또는 지역사회의 금연후원그룹에 의뢰한다. Bupropion SR을 투약해도 되고, 일단 금연하면 여러 종류의 니코틴 대치요법을 시행해 금단현상을 막는다.

Arrange(마지막 정리):금연한지 1주일 이내에 외래에서 체크한다. 대개의 경우 흡연재발은 2주내에 오기 때문에, 이 기간에 간호사가 전화체크를 하는 것이 좋다.

금연한 사람에게 금연 축하 인사말을 잊지 말아야 하며, 금단현상의 극복을 장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