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결과에 따라 19일 최종입장 결정
일부교수들 재투표 실시 반발, 후유증 있을 듯
연세의대가 17~18일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찬반을 묻는 전체 교수투표를 실시하고 19일 투표결과를 상임교수회의에 올려 전환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교수평의회(교평)와 일부 교수들은 교평이 지난달 26일 실시한 전체 교수 설문조사 결과 66.8%의 교수들이 전환 반대와 유보를 선택했음에도 학교 측이 다시 투표를 하겠다는 것은 교평과 교수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경환 연세의대 학장은 13일 전체 교수들에게 "2009년 연세의대의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찬반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이번 투표결과에 따라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여부를 최종 확정할 것"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김 학장은 이메일에서 "교평에서 조사한 지난 투표문항 중 '유보'라는 대답이 찬성 또는 반대의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교평이 주최한 투표 전에 학교 측이 3월 조사한 설문조사(133명 참여)에서는 69%의 교수들이 전환에 찬성한 바 있어 부득이 재투표를 실시하게 됐다"며 투표 실시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따라 2단계 BK사업 선정과정과 각종 지원책들을 제공하고 전환하지 않는 의대들에 대해 불이익을 줄 것이란 입장을 발표한 것도 재투표 실시의 이유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박윤기 교평의장은 "상임이사회의 의뢰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의해 행해진 투표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하고 "학교 측이 3월 실시한 설문조사는 참여율이 과반수에도 미치지 않은데다 일부 응답이 구두 또는 이메일로 취합된 것인데 이를 교평의 투표결과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은 매우 중요하고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교평은 이번 투표가 적절한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치뤄질 수 있도록 일정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일부 교수들은 이번 재투표 실시에 대해 "학교 측이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투표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어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따른 진통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연세의대는 지난 3월 내과교수 70명과 70여명의 기타학과 교수들에게 팩스 또는 이메일, 구두 등의 방법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전환 찬성 69%, 반대 25%, 중립 6%의 결과를 얻었지만 설문조사 방법이 비밀투표 원칙에 어긋나고 참여교수들도 과반수 이하인데다 일부과에 치우쳐 있다는 문제제기로 4월 26일 교평 주최로 과반수가 넘는 235명을 대상으로 2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차 설문조사에서는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대해 44% 교수들이 반대를, 24%의 교수들이 유보를, 31%의 교수들이 찬성에 표를 던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