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 의사징계는 SMB 소관
주정부의 의사면허 관할기관인 주의무국(STATE Medical Board, SMB)은 면허증 소유자의 면허갱신에서 의사들을 스크린하고, 문제있는 경우는 조사 결과를 SMB 이사회에 제출해 징계여부를 심사한다.
주지사가 임명하고 징계권한을 위임받은 이사, 즉 심사위원은 이사회에서 문제된 안건을 논의하고 징계여부와 정도를 다수결로 결정하며,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청문회를 열기도 한다.
SMB의 중요한 업무의 하나는 주정부에서 면허특권을 부여받은 일부 의사들의 비직업적이거나 부적당하거나 또는 무능한 의료행위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데 있다.그리고 모든 주정부에는 의사업무지침이라 할 수 있는 의료업무법안(medicalpractice act)이 있어,이사회에서 이를 위반하는 의사들을 조사·심사해서 면허 갱신에 반영한다.
SMB 이사(Board Member)는 과반수가 의사로 구성되어 의사징계나 업무규제에 있어 의료인의 의견이 존중된다.
일리노이의 경우 이사 16명 중 의사 12명이고 캘리포니아는 21명 중 의사 12명이다.
전국적으로 의사징계의 주된 이유는 마약 또는 알콜남용과 비직업적행위, 약품처방 위반이다.
의사로서의 '비직업적행위'(unprofessional conduct)란 ▲환자 학대 ▲진료기록 부실 ▲보편적인 증상을 무시한 진료행위 ▲이유없이 약품의 과다용량 처방 ▲육체질환 또는 정신병으로 인한 업무수행 장애 ▲요구된 CME 불이행 ▲면허규제에 있는 진료이외의 행위 ▲불성실 또는 사기행위 ▲무면허자에게 대리진료 등이다.
한 가지 주목할 일은 의료과오소송에서 의사가 패소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징계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그 이유는 소송은 증거없이도 누구나 할 수 있고, 배후 타협이나 소송판결이 반드시 의사의 실력부족이나 범법과 연관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송결과 부당행위가 뚜렷하다고 지적된 경우에 대해서는 공중을 보호하기 위해 SMB는 소송리포트를 검사해서 징계에 반영한다. SMB에서 하는 일은 공중보호에 있으며 결코 의사처벌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SMB는 의사에 대해 면허박탈 또는 면허정지 등 가혹한 처벌 보다,유예기간을 두고 제한된 면허를 지속케 해서 보완교육과 재활의 기회를 주는 일이 많다.
■ 의사 징계 증가
2005년 4월 28일 미국 FSMB(Federation of State Medical Board, SMB연합체)는 '2004년도 미국의사 징계 리포트'를 발표하고,각 주별로 의사에 대한 징계내역을 밝혔다.
FSMB의 사명은 의사들의 면허와 업무파악을 통해 의료수준을 증진시킴으로써 미국의료의 질과 안전성 및 존엄성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2004년 전국적으로 집계된 미국 각주의 의사 징계 활동건수는 6265(5502+763) 건이다<표1>.
징계활동 중에서도 면허증 박탈이나 면허중단 그리고 징계처분 등 의사들에게 직접 불이익을 주는 '처벌성 징계활동'(Prejudial actions)은 5502건이다. 나머지 763건은 유예기간 후 면허증 재발행 등 처벌과는 무관한 활동에 속하지만,시간이 걸리는 행정활동(Non-prejudicial actions)이다.
<표1>서 보듯 지난 5년간 처벌성징계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의사의 부정행위가 늘어났다기 보다 전국의사수가 증가했고,근래 여러주에서 징계활동이 활발해진 결과라고 한다. AMA에 따르면 1994년 미국의사수는 68만4414명이었으나 10년이 지난 2003년에는 87만1535명이다.
예를 들어 미주리주는 세금납부 보고를 하지 않은 의사들에 대해 면허를 박탈한다는 법안을 2003년에 제정함에 따라, 2004년도 징계활동이 전해의 80건에서 217건으로 급증했다<표2>.
펜실베이니아에서는 2002년도에 모든 의료과오소송에서 배후타협이나 판결결과 보고를 의무화시킨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징계가 96% 증가했다.노스 캐롤라이나 주정부는 징계활동에 필요한 인적자원을 증원했으며 그 결과 2004년에는 전년에 비해 42% 많은 징계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