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발생률 늘고 항체 보유율 줄어
예방접종·역학조사 등 예방활동 국가 지원 필요
A형 간염 발생률이 점점 늘고 젊은 층에서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A형간염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고위험군 예방접종 및 질병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A형 간염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7일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의협 동아홀에서 열린 'A형 간염의 역학 변화 및 예방대책' 심포지엄에서 강진한 한국소아감염병학회장(가톨릭의대 교수)는 "국가 질병 통계를 보면 연간 A형 간염 발생 사례가 300~350건이지만, 실제로는 3~5배정도로 추정되며, 1998년을 기점으로 A형 간염 발생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지난 20년간 A형 간염 유병률이 줄면서 청소년 및 청년층의 A형 간염에 대한 항체 보유율이 30~40% 수준까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약 50%에 달하던 중국 상하이에서 1998년 30만명 이상의 집단 A형 간염환자가 발생한 사례가 있어, 국내의 낮은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집단 발생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B형 간염 보유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우리나라에서 A형 간염의 발생률 증가는 더욱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권소영 가천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 간염은 6세 이하에서 증상이 미미하지만, 소아와 성인의 70~80%에서 황달 등의 증상을 보이며, 50세 이상 환자의 3%에서는 전격성 간염이 나타나 사망하기도 한다"며 "특히 B형 간염 환자에게서 A형 간염이 발병한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A형 간염은 백신의 효과와 지속성이 탁월하지만, 비용 때문에 접종률이 높지 않다"며 "집단 급식 때문에 A형 간염에 집단 노출될 위험이 큰 초등학생과 조리사, 군인, B형 간염 보유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만이라도 반드시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A형 간염 위험요인 및 고위험군 설정, 질병 연구 및 역학조사에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충헌 KBS의학전문기자는 "예방접종에 필요한 예산 확보는 물론, 역학조사를 위한 질병 발생 신고 활성화를 위해서 A형 간염을 현행 지정전염병에서 법정전염병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며 "국가와 사회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활동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