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구조조정은 국세청이 나서야

공단 구조조정은 국세청이 나서야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5.08.0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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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반복적·단순한 업무속 구조조정은 외면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박사 조목조목 따져

▲ 공단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해 직원 수의 변동이 거의 없다는 지적과 함께 보험료 징수업무를 국세청에 이관하고 외부감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업무 자체가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이지만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박사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 분석'보고서에서 "국세청이 공단보다 보험료 징수를 더 잘 할 수 있으므로 업무를 이관하고 외부감시제도를 도입해 공단의 효율적인 운영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회계연도에는 15조6142억원의 보험료수입금액을 결산보고서에 표시하고 있지만 동일기간의 보험급여비는 이보다 6512억원이 많아(16조2654억원) 건강보험재정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공단의 업무가 단순·반복적이어서 직원의 업무 숙련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향상될 것이므로 새로운 영역으로의 업무확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매년 상당한 잉여 인력이 발생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공단의 직원 수에는 거의 변동이 없으며, 계약직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보여 상시적인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공단의 직원수는 2001년 1만579명, 2002년 1만513명, 2003년 1만562명, 2004년 1만495명으로 별다른 변동이 없이 유지되고 있어 이는 결국 인건비의 증가를 불러오게 됐다.

또한 공단의 관리운영비 연간 변동 추세를 분석하면 공단의 급여지급방식은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어 인원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공단의 업무의 강도 및 행태와 관계없이 매년 인건비 및 인건비와 관련이 있는 경비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또 공단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은 279만7000원으로 우리나라 산업 전체의 평균인 월 225만5000원보다 24.0%가 높고,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분야의 월평균 임금 205만9000원보다 35.8%가 높은 수준이다.

또한 공단 직원의 월평균 임금은 500인 이상의 대규모 기업(332만700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300~499인 이하 규모의 기업보다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비정상적인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지출항목과 관련 결산서에는 보충적인 설명이 없으므로 이러한 항목에 대한 질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설명이 필요한 항목과 그 증가율을 보면 복리후생비의 22.2%, 계약급의 184.0%, 국내여비와 국외여비의 각 21.4%와 405.2%, 연구개발비의 298.0%, 그리고 교육훈련비의 234.8% 등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공단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업무의 아웃소싱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다시 말해 공단의 주요 고유 업무인 보험료의 징수를 국세청보다 잘 할 수 있는 기관이 없으므로 강제보험이 건강보험의 보험료를 국세청이 맡는다면 보험료의 책정과 징수에 있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

또한 저비용-고효율의 건강보험제도 운영을 위해 현재와 같은 단일 가입자단체 체제는 관료화의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비효율성을 동반하게 된다'는 것이 감사원 감사결과인 만큼 복수 또는 다수의 가입자단체 체제로 전환해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효율성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보험료수입 대비 미수보험료 비율이 2004년에 18.9%에 이른다는 것은 공단의 업무 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것이라며, 공적건강보험자 시장도 경쟁의 원리가 도입되도록 제도를 변경할 것을 거듭 밝혔다.

임 박사는 "공단은 조직·인력·예산집행의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운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험료의 운용에 대해, 그리고 특히 공단의 경영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공단의 주요 업무는 보험료 징수이므로 전산화에 따른 단순·반복적인 업무로 인해 발생하는 인력에 대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박사는 "외부의 독립된 제3자에 의한 회계감사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공단에 유리하게 구성된 이사회도 보험료를 많이 낸 사람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 박사는 "공단의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외부 공개자료 뿐만 아니라 회계장부 등 내부자료들이 필요하지만 회계장부와 같은 내부자료의 습득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결산자료를 중심으로 분석했다"고 연구의 한계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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