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 변호사 "약대 학제 개편은 반드시 법개정 필요" 강조

"약대 학제를 2+4로 변경하려면 반드시 법률을 개정해야 합니다． 시행령을 바꿔 약대 입학요건을 고등학교 졸업자에서 대학 2년 이상 이수자로 강화할 경우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위헌무효가 될 것입니다．"

이경환 변호사 겸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48)는 7일 kma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교육부가 2+4 학제에서의 약대 입문을 '편입'이라고 말한 데 대해 "편입은 해석상 아무리 많아도 정원의 50% 미만이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편입이라는 교육부의 해석은 일반적인 국민의식과 사회통념에도 맞지 않는 견강부회에 지나지 않으며, 법리해석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일축했다．

'편입'이란 단어를 인터넷에서 네이버 국어사전으로 검색해보면 '다른 부류나 단체 같은 데에 끼어듦'이라고 정의돼 있다． 교육부는 약대 2+4 학제에서 약대 입문자의 정원 100%를 새로 선발하지만 이는 편입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전적인 의미에서 편입이라는 말이 성립되려면 사전에 어떤 부류나 단체가 이미 존재하고 있어야 하는데 정원 모두를 신규로 뽑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하다. 정원 50%가 넘어설 경우 기존 단체가 소수자(마이너)가 되기 때문에 편입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고등교육법 제33조는 대학의 입학자격을 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행령에서 대학 2년 이상 이수을 요구하면 고교 졸업자는 유독 약대만 못가게 됩니다． 이는 법률의 위임없이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입법이 될 겁니다．"

그는 일정한 목적을 위해 법령을 억지로 짜맞추면 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법은 순리죠． 기술적인 게 아닙니다"라는 이 교수는 "2+4 학제의 약대 설립이 목적이라면 별도로 이를 허용하는 법률 규정이 있어야지, 현행 법률에서 하부 위임명령만으로는 타당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법률 개정없이 약대 2+4 학제를 강행할 경우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전성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특히 시행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해 규정할 수 있도록 한 헌법 제75조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명시한 법률유보의 한계를 벗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약대 2+4 학제가 추진될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하면 인용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며 "소송요건인 당사자적격 등의 테크니컬한 문제만 잘 대비한다면 본안판결에선 충분히 승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환 교수는=경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했으며, 1985년 사법시험에 합격 후 변호사로 개업했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지난 2002년부터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변호사협회 환경위원회 위원·한국의료법학회 이사·천안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현재 전국 의과대학 가운데 연세의대에만 의료법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으며, 이 교수는 변호사 출신으로 유일하게 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