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보건의료단체연합, "특허권 관계없이 강제실시 해야"
다국적제약사 로슈가 독점하고 있는 조류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특허권과 관계없이 국내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건의료단체들이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7개 단체가 소속된 이 단체연합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조류독감 대유행시 한국이 확보해야 하는 타미플루는 최소 500만명에서 1500만명분에 해당하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양은 70만명분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국가비상사태 상황에 대한 사전예방 차원에서 타미플루에 대한 강제실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실시는 국가비상사태나 공익을 위한 비상업적 목적의 경우 특허권을 정부가 강제수용하는 것으로 특허권자는 이러한 생산을 막지 못하지만 보상금을 청구할 수는 있다．
단체에 따르면 현재 한국 특허법 106조는 강제실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태국정부 및 필리핀, 대만, 중국 등이 타미플루에 대한 강제실시나 이에 준하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 단체는 "국내제약사들도 특허문제만 해결되면 4개월 정도에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국민생명이 달린 만큼 정부는 이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로슈측은 타미플루 제조 능력이 있고 빠른 생산이 가능한 국가나 회사와는 특허권 양도 관련 대화를 시작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누차 밝힌 상태다．
하지만 보건의료단체연합 측은 "로슈의 특허권 협의 방침은 이윤을 충분히 보장받는 선에서 큰 제약회사에 권리를 대여하겠다는 입장일 뿐"이라며 "협상과정도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