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사협의회 박인수공동의장(가톨릭의대 교수·부천성가병원 내과)은 의약분업이 약사들에게는 자본주의를 누리게 하고 의사들에게는 사회주의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의료에 대한 투자는 전혀 없으면서 영국식 사회주의적 경제논리로 풀어가려는 의도는 사상누각에 다름 아닙니다. 기초적인 틀이 없는 상태에서 오늘날 우리나라 의학·의료는 의사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의료의 틀을 새로 짜야 합니다.”
의약분업 시행전에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박공동의장은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한 꺼번에 개혁을 시도하다 보니 지금의 `병목현상'이 빚어졌다고 진단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시발로 삼는다면 의약분업의 선보완 후시행을 비롯 연기나 포기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의약분업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완전분업으로 가기전에 임의분업이나 선택분업도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정부와 의협이 같이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기초적인 토대도 없이 틀만 바꾸는 정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또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의-약-정이 모두 자각해야 할 때라는 박공동의장은 어떠한 형태든 의료계도 강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며, 정부도 시민단체 등을 끌어들여 의료의 사회주의화를 유도하는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들이 요구하는 분업은 `미국식'인데 약사들이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한국식'입니다. `의료'란 환자와 실제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행위이지 약만 주는 것은 의료라고 할 수 없는 만큼 약사들도 약을 통해 의사와 동등해지려는 과욕은 버려야 할 것입니다.”
`약물오남용 방지'는 의약분업의 일부분일 뿐이지 기본정신은 전반적인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박공동의장은 진정으로 국민의 편에 서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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