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적 열정·이웃사랑 헌신
국립서울과학관 5월부터 유물 전시
학문적 열정과 이웃사랑으로 일생을 헌신한 고 성산(聖山) 장기려 박사가 과학기술인명예의전당 헌정 대상자로 확정됐다.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 1월 과학기술인명예의전당 헌정 대상자로 이학 분야에 이휘소 박사, 의약학 분야에 장기려 박사, 과학기술 선현에 서호수 선생을 선정하고 2월 20일까지 이의 제기가 없을 경우 자동 헌정한다는 내용을 공고한 적이 있다.
한림원은 공적 조사·유물 수집·전시품 제작·현장 공사 등을 거쳐 4월말에 국립서울과학관에 헌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고 장기려 박사는 191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나서 1932년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평양의대 외과 교수, 평양도립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1950년 6·25전쟁의 와중에 아내(김봉숙)와 5남매를 북한에 남겨 둔 채 차남 가용(전 서울의대 교수)만을 데리고 월남, 부산 영도구에 천막을 치고 복음병원을 세워 행려병자를 돌봤다. 1968년에는 민간 자율로 한국 최초의 의료보험조합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한 바 있으며, 부산의대·가톨릭의대·서울의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1975년 복음병원에서 정년퇴임할 당시 변변한 집 한 채가 없을 정도로 평생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으며, 1995년 12월 25일 운명할 때까지 가난한 환자들을 돌보는 것으로 일관했다.
서울의대는 2004년 고 장기려 박사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이웃사랑을 북돋우기 위해, 고인의 삶을 가장 가깝게 본받고 있는 동창회원에게 '장기려 의도상'을 수여하고 있다.
현재 명예의 전당에는 이원철·이태규·김순경(이학), 안동혁·최형섭·김동일(공학), 이호왕(의약학), 우장춘·현신규(농수산), 이순지·최무선·이 천·장영실·허 준·홍대용·김정호(과학선현) 등이 이름을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