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3개월후 89%, 6개월후 83%에서 호전
서울대병원 이상운동센터 1주년...61명 결과 분석
파킨슨병 등 이상운동 환자에 대한 뇌심부자극술(DBS·Deep Brain Stimulation)을 시행한 결과 증상의 호전이 확인됐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서울대병원 이상운동센터가 올해 1월까지 10개월간 파킨슨병 53명을 비롯 수전증·이긴장증 등 이상운동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DBS를 시행한 결과 수술후 3개월에 검사를 시행한 36명중 32명(89%), 수술후 6개월에 검사한 24명중 20명(83%)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몸꼬임 증상의 경우 수술후 3개월에서 33명(92%), 6개월에 23명(96%)에서 효과가 있었다. 또 투여하는 약물의 용량도 수술후 50%정도 줄일 수 있었다.
국내 약 15만명으로 추정되는 파킨슨병은 팔다리 또는 전신이 떨리고 뻣뻣해지며 동작이 느려지고 중심을 잡지못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뇌심부에 위치한 흑질이라는 구조물의 특정 신경세포가 원인 모르게 점차 파괴되면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줄어들어 나타난다. 이처럼 흑질부위의 뇌신경세포 손상의 원인이나 기전이 밝혀져 있지 않아 아직 근원적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이며,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점 악화돼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 및 수술 치료를 위한 체계적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파킨슨병 등의 수술적 치료에서는 이상신경 부위를 파괴하는 고주파응고술을 사용했으나, 뇌 조직이 손상되고 한번 파괴된 신경은 되살릴 수 없는 등의 단점이 있어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세한 전기자극을 통해 기능이상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뇌 신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DBS가 개발되면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파킨슨병의 수술적 치료의 보편적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신경과·신경외과·신경정신과·재활의학과 등 관련 의료진이 환자 모니터링을 비롯 약물 조절·수술적 치료 등을 통해 이상운동 환자를 중점적으로 통합 관리하기 위해 개설된 이상운동센터는 그동안 190여명의 환자를 입원시켜 24시간 풀모니터링을 이용한 체계적 분석을 시행, 환자 개개인의 맞춤형 약물조절을 통해 약물의 부작용 최소화와 효과 극대화를 도모해 왔다. 또 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에게도 철저한 수술후 관리를 시행, 수술후 3개월·6개월·1년·2년·3년 등 정기적인 전향적 평가 프로토콜에 따라 수술후 증상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향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파킨슨 병의 진행에 따른 증상 악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환자 개개인의 맞춤형 관리 체계를 확립할 수 있었다.
한편 DB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부위를 찾아 전극을 삽입하는 것으로 MRI·CT로 자극 부위를 확인하고 있으나 이같은 방법만으로는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정확한 목표점을 찾기에는 불충분하다. 서울대병원 이상운동센터는 환자에 5개의 미세전극장치를 동시에 삽입, 환자의 신체적인 적응상태를 확인한 후 가장 적당한 곳에 전극을 삽입하는 '다채널동시미세전극기록법'으로 시술시간을 종전에 비해 3시간 이상 단축시켜 신속하고 정확한 DBS를 시행하는 한편 24시간 풀모니터링을 통해 각 개인의 증상에 따른 자극기의 맞춤형 조절을 시행해 최대의 운동기능 향상을 이끌어 냈다.
11일 개소 1주년을 맞아 국제심포지엄을 마련했으며, 14일에는 이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져 있는 스탠리 판 박사(미국 콜롬비아대학 신경과)와 필립 코뮈 박사(프랑스 피티에살페트리에르병원)의 필립 코뮈(Philippe Cornu)를 초청해 파킨슨병에 대한 최신지견을 교환하고 서울대병원 이상운동센터의 수술모습을 공개해 세계적 대가들에 비해 손색없는 수준임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