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가 앞으로 일주일, 그래서 후보자들은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우리 의사들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덜 미친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누가 출마 하였으며, 의사 출신 후보들이 누구인지는 물론, 심지어 의사후보가 출마한 지역의 회원들조차 무관심 할 정도이다. 의협 홈페이지도, 의료관련 신문들도 조용하다. 이럴 때 의사회 반 모임이라도 한번 개최하여 우리의 세를 과시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제 우리 회원들도 의료계의 난제를 대단위 집회나 휴진 등의 실력행사보다 선거를 통한 정치세력화로 풀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회원들은 5.31 선거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투표일까지 시간이 별로 없지만 지금이라도 대외기획특별위원회를 정비하고 지역의료정책평가단을 가동시켜 지방선거가 의료계에 미치는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 시급히 반모임을 개최하는 등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그 성격상 의협의 지휘보다 광역시도 의사회장을 중심으로 대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의사들의 진료나 의사회의 활동도 지역자치단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현재 50%도 되지 않는 의사 보건소장문제도 지방자치단체장을 통하여 이룰 수밖에 없다. 의권을 회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이번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5.31선거가 끝이 아니다.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선거를 대선과 총선을 위한 리허설로 생각하고, 다음 선거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에 대한 역량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의사출신 후보로는 기초단체장에 6명, 기초의원 후보에 6명이 등록했다. 비록 많지 않은 숫자지만 후보자 면면을 살펴보면, 지역의사회에서 회장단 및 임원을 거쳤거나 사회단체 활동을 오래 동안 하신 분들로서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30대 젊은 의사들의 도전은 매우 신선하며, 의사 정치세력화의 앞날이 희망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포항시 의사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사회복지 활동을 열심히 하신 여성 원장이 비례 대표 시의원으로 출마한 것은 의사의 정치세력화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으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남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선생님들의 지방 정계진출은 큰 의의가 있다. 의협은 정치적 소양과 능력을 겸비한 많은 젊은 의사, 특히 여의사들이 정치에 입문할 수 있도록 발굴 육성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분들은 지방에서 시작하여 중앙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재목들임은 불문가지이다.
의협 정치세력화는 공식적으로는 2001년 11월, 신상진 전 회장의 정치세력화 선언 후 조직을 구성하면서 시작되었다. 지난 5년 동안 16대 대통령선거, 17대 국회의원선거, 각종 재보궐 선거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그 결과 김재정 회장 집행부에서는 총선, 재 보궐 선거를 통해서 4명의 국회의원을 의회로 진출시켰고, 의료계에서 낙선 운동을 펼쳤던 후보 전부를 떨어뜨리는 성과를 올렸다.
그 동안 의협은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모든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동원하여, 일부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많은 성공적인 결과를 얻음으로서 탄탄한 정치세력화의 기초를 세웠다. 이제 회원들은 선거를 통한 정치세력화의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정치권 사람들에게 의사 회원들의 일치단결 된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의료계의 입지를 강화하고, 전문가 단체로서 정치적 위상을 세운 점이 지금까지 공들여온 의사정치세력화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지난 정치세력화 과정에서 경기도 성남시중원구(국회의원 신상진) 재선거에 관여한 혐의로 김재정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 몇 명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종심인 대법원에 상고중이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므로 그 동안 대한의사협회의 선거방법이 정당했음을 인정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앞으로 의협은 당당히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단체임을 확인 받는 계기가 된 것이다.
현행 선거법을 살펴보면, 모든 유권자들이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진료실을 떠 날 수 없는 의사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면이 있다. 의사들이 진료 중 틈틈이 인터넷을 통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자동 녹음장치를 이용하지 않으면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도 제한 없이 가능하고, 자기 선거구 지역이나 다른 지역 어느 곳에서도 자원봉사 선거운동원이 되어 선거운동도 할 수 있다. 특히 진료실내에서 환자를 상대로 하는 특정후보 지지 선거운동도 유인물만 주지 않는 다면 언제나 가능하다.
대한의사협회는 선거기간동안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단체로서 통상적인 의사결정 방법에 따라 지지 후보 또는 지지정당을 정할 수 있고,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 할 수 있다. 통상적인 방법인 의협 기관지나 내부문서 등을 통하여 소속회원들에게 특정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와 반대 의사 표명도 가능하다. 시도 및 시군구의사회의 선거운동도 의협과 마찬가지 이다.
그러나 선거운동기간 이전이나 선거 당일의 선거운동은 불법선거운동에 해당되어 처벌받을 수 있다. 그리고 통상적인 방법 이외에 별도의 고지나 인쇄물, 통상적인 모임이 아닌 특별집회로 인한 선거운동은 모두 불법이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당을 선택하는 투표가 있으나, 정당은 큰 이슈가 없으므로 회원들의 정서에 맞추어 투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먼저 의사 출신의 후보자, 의료계와 보건의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우호적인 후보를 가려내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회원들이 해야 할 일은 의사회원 출마자는 누구이며 선거구는 어디이며, 그 곳 의사회 회장은 누구인지 알아보는 일이다. 그 지역의 회원 가족 친구에게 전화하기, 문자 메시지 보내기, e-mail 보내기, 내원하는 환자 및 가족에게 후보 지지 운동, 현 의료제도의 부당성 홍보하기, 그리고 후보자 사무실을 방문하여 격려하고 자원봉사자로 등록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의사들이 꼭 해야 할 일은 의사 자신은 물론 가족, 직원 모두가 빠짐없이 5.31선거에 투표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우리 의사들이 지금 당장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의료계의 앞날이 걱정 된다면, 그리고 의권을 회복하고 싶다면 이것부터 바로 시행하자.
앞으로 일주일이면 선거는 끝난다. 우리 모두 5.31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정치세력화의 단단한 기틀을 마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