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의원, 심평원이 요양기관에 830억원 사용료 전가
사업 중단으로 연구용역비 9500만원 낭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약단체가 추진해오던 XML Portal(무료포털) 사업이 갑자기 중단된 것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또 심평원의 안일한 업무추진은 물론 KT와의 장기 독점계약과 일방적인 요금결정으로 인해 요양기관이 최대 피해를 봤으며, 830억원의 EDI 사용료를 부담했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XML 포탈 사업은 인터넷망을 통한 청구시스템으로 중계시스템을 거치는 WEB EDI과 달라 사용료를 별도로 지불하지 않아도 돼 심평원과 의약계가 2005년 3월부터 공동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한나라당 박재완 국회의원은 27일 이같이 밝히고 심평원과 의약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해오던 XML Portal 사업이 갑자기 중단된 배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심평원은 2000년 6월 29일(당시 의료보험연합회) KT와의 WEB EDI 장기계약(10년)을 할 때 '제3의 중계사업자를 선정하거나, 자체적으로 사업추진을 하지 않기로 하는 조항'을 무시하고 의약단체와 공동으로 XML Portal 사업을 추진하다가 계약 위반 우려가 있어 돌연 중단했다.
결국 요양기관에서 진료비를 청구할 때 중계자(KT)를 거치면서 EDI 사용료를 내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XML Portal 사업 중단으로 인해 요양기관은 EDI 사용료를 계속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박 의원은 "당초 WEB EDI 계약(2011년 4월 만료)은 기존 KT와 체결한 VAN EDI 계약(2006년 10월 만료)이 6년이나 남은 시점인 2000년 6월 체결됐고, 이 계약조건에 따라 VAN EDI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10월말 추진하려던 XML Portal(무료포털) 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심평원은 XML Portal 사업을 의약단체들과 공동추진하면서 KT와 체결한 2000년 WEB EDI 투자계약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해 혼선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심평원이 KT와 체결한 VAN EDI 계약 만료가 2006년까지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2000년 WEB EDI 계약을 10년간 체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며 특혜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계약이 체결된 2000년 6월 29일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출범하기 바로 몇일 전으로 의료보험연합회시절 KT에 특혜를 줬을 가능성이 짙다.
더군다나 WEB EDI가 전송료가 VAN EDI에 비해 10% 싼 장점이 있다고는 하나, 당시 VAN EDI 이용기관 수가 WEB EDI 이용기관 수보다 훨씬 많았고, 계약종료가 6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WEB EDI의 10년 장기계약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정부기관과 통신업체가 10년간 장기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1992년 관세청과 1994년 해운항만청이 있지만, 한 기관에서 KT와 두 차례 씩이나 장기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없다.
박 의원은 "이러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이 WEB EDI 계약에서 실제 사용자인 의약단체를 배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종전에는 요양기관이 심평원에 서면심사청구를 하면 그 비용을 심평원이 자체 부담했으나, 심평원이 KT와 EDI 계약을 체결한 이후 요양기관은 KT에 EDI 사용료 명목으로 총 830억원을 지불했다"며 심평원이 부담해야 할 것을 요양기관에 전가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심평원의 무사안일한 업무 추진으로 XML Portal 사업 연구용역비 9500만원도 고스란히 날리게 됐으며, 이 과정에서 6억원의 예산을 승인해준 복지부의 관리감독에도 문제가 있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사업이 중단된 것과 관련 의약계는 복지부 정보화담당관으로 채용된 KT 관계자가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계약과정을 보면 EDI 사업을 KT만 독점하려는 의혹이 짙다"며 복지부와 심평원의 해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