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약국 환자편의 빌미로 고혈압 약제 웃돈받고 판매
의협, 국회 차원 분업재평가 및 정부의 강력 단속 촉구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 조차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15일 SBS 8시뉴스 '전문의약품 선심쓰듯 불법판매' 제하의 기동취재 보도에서 서울시내 대형 약국에서 약사가 전문의약품을 불법으로 판매하고 있는 현장이 포착됐다. 이날 방송은 약사들이 고혈압·위궤양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을 환자의 편의를 빌미로 처방전 없이 웃돈을 받고 판매하고 있는 현장을 고발했다.

이같은 불법행위에 대해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는 단속은 커녕 이렇다할 사후관리 조차 없이 수수방관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17일 "국민에게 엄청난 경제적 부담과 불편을 안겨주고 있는 마당에 의약분업의 본질을 망각하는 약사의 불법행위가 횡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온 국회차원의 의약분업 재평가 작업을 즉각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의약분업 시행 6년이 지났음에도 약사들의 이같은 불법행위가 줄어들기는 커녕 점점 기승을 부리고 있어 엄청난 정책비용을 지불하고 강제 도입한 의약분업의 가장 큰 정책 목적인 '의약품 오남용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자'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러한 약사의 불법행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애초부터 유명무실한 정부의 불법의료행위신고센터를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또 "이같은 약사의 불법행위는 의료법의 '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조항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지 않고, 약사법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백만원 이하의 비교적 가벼운 벌금형이 부과되고 있다"며 약사법 개정을 통해 처벌수위를 의료법 수준으로 형평성있게 조정해 약사의 불법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처럼 의약분업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는 약사의 불법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가 아닌 국회가 주도하는 '범국민적 의약분업제도재평가위원회'를 구성,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평가 작업을 조속히 실시하는 한편 이 재평가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지원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의약분업을 시행하면서 정부가 주장한 약물오남용 감소,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국민부담 절감, 약사의 불법진료 근절, 양질의 의약 서비스 제공 등의 효과면에서 성공한 정책인지 실패한 정책인지 국민의 입장에서 재평가해 국민의 부담과 불편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정책대안 및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