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국방부, 정원 증원·학생선발권 쟁점
의사과잉 배출의 논리적 근거 마련 시급
국방부에 이어 지방대학 두 곳이 의대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현재 의대 설립을 추진하는 주체는 국방부와 지방 D대, 또 다른 지방 D대가 꼽히고 있다.
국방부는 산하에 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해 매년 40명의 학사학위 소지자를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선발하는 계획안을 9월 초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의무사관 후보생은 장학금과 함께 생활비의 일부(생도수당)를 지원받게 되며 전문의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10년간 군에 장기 복무케 한다는 계획이다.
의무사관 후보생 중 치과의사 양성 정원인 10%를 빼면 의과 쪽 정원은 36명 수준. 부천에 설립 예정인 국군중앙의료원을 후보생들의 수련기관으로 활용한다는 전공의 수련교육 계획까지 마련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의대설립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각 의대에 후보생들을 위탁교육시키겠다는 안도 검토중이다.
국방부의 의대 설립 계획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각 의대들은 정원 증원을 전제로 한 의대 설립 계획이나 위탁교육에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의과대학학장협의회장과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8월 초와 22일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의사과잉 배출이 우려돼 정원 증원을 전제로 한 국방부 의대 설립 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위탁교육을 실시할 경우 '학생선발권'을 위탁교육을 맡은 의대가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일단 의료계의 의견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원 증원 문제와 선발권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9월초 발표될 국방부 계획안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편 국방부의 의대 설립 움직임과 함께 지방 D대와 또 다른 지방 D대가 지난해에 이어 교육인적자원부에 설립인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의료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더욱이 지방 D대는 대학 산하에 이미 대형병원을 갖고 있고 또 다른 지방 D대는 한의대를 운영하고 있어 의대 설립 명분과 운영의 노하우가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들 대학들이 의대를 설립하고 올해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10월 말까지 설립인가 결정이 내려져야 하므로 9~10월까지 교육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의대 관계자들은 의대 설립 신청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신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의사과잉 배출에 대한 공감대가 의료계 뿐 아니라 사회에 폭넓게 인식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언제든지 의대 설립안은 계획되고 실현될 수 있다"며 "국방부와 교육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의사과잉 배출의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