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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 무릎꿇은 '한의 전문의제도'

학생들에 무릎꿇은 '한의 전문의제도'

  • 이현식 기자 hslee@kma.org
  • 승인 2006.09.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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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21일 이사회 열어 유보 결정…개원협 급부상 전망

▲ 전국한의과대학학생회연합 소속 한의대 학생들은 한의사 전문의제도에 반대해 19일 한의협 회관을 점거하고, 회장을 회관 밖으로 끌어냈다.

한의사협회가 지난 8월 복지부에 제출한 한의사 전문의제도 건의안을 사실상 폐기했다. 이에 따라 한의협 회관을 점거하고 있는 한의대 학생들의 농성도 곧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한의협은 21일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중앙회 임원진과 시도지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이사회를 열고 복지부에 낸 전문의제도 건의안을 유보하기로 했다.

한의협 건의안은 1999년 이전 한의사 면허 취득자에 대해선 경과규정을 통해 전문의시험 응시자격을 포괄적으로 부여한 반면, 2000년 이후 면허 취득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국한의과대학학생회연합(전한련) 소속 한의대 학생들이 19일 한의협 회관을 점거해 22일 현재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의협이 전문의제도 건의안을 유보키로 함에 따라 2000년 이후 신규 한의사에 대한 전문의 응시자격을 명시한 새로운 안이 나올 게 확실시된다.  한의협은 '유보'라는 용어를 썼지만 실제론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한의협 집행부는 이번 결정으로 회장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을 회관 밖으로 내치고 대화를 거부하면서 건의안 폐기를 요구했던 학생들에게 결국 무릎을 꿇었다.

한의협은 오는 29일 오후 7시30분 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범한의계 한의사 전문의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들어간다.

◆ 개원한의사협의회 다시 전면으로 =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의협 집행부의 경쟁세력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가 힘을 얻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의계에선 개원한의사협의회가 한의대 학생들을 배후 지원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19일 학생들이 한의협 회관을 점거했을 때 여러 개의 플래카드를 일사분란하게 내걸 수 있었던 것도 개원한의사협의회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방섭 개원한의사협의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설같은 얘기"라며 이를 일축했다. 실제 한의협 건의안은 이미 개원한 한의사들에게 유리한 것이어서 외견상 여기에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의협 집행부의 권위에 큰 타격을 받은 대신 개원한의사협의회의 입지가 올라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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