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
고려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 김영훈·박희남·임홍의 교수팀은 최근 심방세동 전극도자 절제 시술 500례를 돌파했다. 이 수치는 국내 심방세동 전극도자 절제술 최대 건수이며, 아시아에서는 단위시간 내에 가장 많은 수에 해당된다.
심방세동은 흔히 뇌졸중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고 심부전 등의 심장병을 악화시키는 부정맥으로 치료가 힘든 심혈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발생률은 7~10%로 일반인보다 5배 이상 높으며 사망률도 일반인의 2배가 된다. 과거 심방세동의 치료는 약물에만 의존했지만 이럴 경우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약에 의한 부작용이 적지 않고 장기간 약을 복용해도 효과를 보는 환자가 50%미만에 그치고 있어 다른 대안이 절실했다.
김영훈 교수는 "그동안 500명의 환자 시술 경험을 통해 살펴본 결과 전극도자 절제술이야말로 약물요법이 맞지 않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술 방법이 많이 간편해지고 3차원 영상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시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동시에 확보되면서 심방세동의 병력이 2년 이하인 발작성 심방세동의 경우 시술 후 모든 약을 완전히 끊을 정도로 경과가 좋은 환자가 약 84%에 달하였으며 2년 이상 만성 또는 지속적인 심방세동 환자에서도 시술 후 약 1년 이상 정상 리듬으로 유지되는 환자가 65%를 상회하는 등 매우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 장기간 항부정맥제의 복용에 따른 부작용, 약물 복용 중에도 잦은 재발로 뇌졸중의 위험을 여전히 갖고 있는 점과 치료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전극도자 절제술은 심방세동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균 시술 시간 역시 처음엔 6~7시간 정도 소요됐으나 최근에는 3시간 정도로 단축돼 환자의 불편 또한 크게 감소됐다.
최근 심방세동 환자의 발생 빈도가 연간 약 20만명이고, 국내 전체 환자 수는 4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65세 이상 고령에서는 인구의 약 5%가 심방세동 환자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환자가 전극도자 절제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김영훈 교수는 "약물 요법 중에도 전혀 증상의 개선이 없는 환자, 한두 번의 졸도나 실신의 경험이 있는 심방 세동, 심장 기능이 감소되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심방세동, 과거 뇌졸중의 병력이 있어 재발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 전극도자 절제술의 일차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안암병원 부정맥 센터는 지난해부터 미국 세인트 쥬드 메디컬에서 심방 세동 전극도자 절제술에 대한 'Center of Excellence'로 선정되어 매달 1~2회 외국 의사들이 2박 3일의 일정으로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그동안 40여명의 외국 의사들이 시술을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