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이슈속 '악재' 극복하고 처방 회복세
"제네릭엔 장사없다" 특허만료약 줄줄이 하락
[2006년 EDI 청구액 상위 100대 의약품 현황] 심혈관계 부작용 이슈로 매출액이 급감했던 화이자의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가 지난해 급격한 매출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생명연장 실패라는 연구결과와 약가인하 논란에 휩싸였던 폐암약 이레사도 '악재'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했다.
이슈에도 불구, 약은 팔렸다
심사평가원의 2006년 EDI 청구액 상위 100대 의약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쎄레브렉스는 지난해 147억원이 청구돼 전체 순위에서 69위를 기록했다.
이 약의 처방액은 2004년 101억원에 달했으나 2005년 부작용 이슈가 터지면서 처방이 급감, 그 해 68억원으로 뚝 떨어졌다가 지난해 회복세로 돌어선 것.
이는 2005년 8월 FDA가 '쎄레브렉스의 심혈관계 위험은 다른 소염진통제와 같은 수준'이라고 결론내리고, 국내 식약청도 2006년 2월 같은 내용을 허가사항에 반영하는 등 이슈가 잠잠해진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도 임상 3상 연구에서 폐암환자 생존율 연장 실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도출한 후 ' 혁신신약자격 박탈', '강제 가격인하' 등 악재를 거치며 힘든 한해를 보냈다.
2004년 말 ISEL 연구가 발표되기 전 이레사의 국내 처방액은 70억원이었다. 2005년 99억원으로 늘어나긴 했으나 광범위한 사용을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만족스런 성과는 아니었다.
이 후 아시아인, 비흡연자, 선암환자 등 이레사의 이익을 볼 수 있는 특정 환자집단에 대한 이해가 부각되면서 처방액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141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전체 의약품 순위도 73위를 기록, 출시 4년만에 비로소 100위권에 얼굴을 내밀었다.
엇갈린 두 회사의 아스피린 경쟁
바이엘과 보령제약은 아스피린프로텍트와 아스트릭스로 희비가 엇갈렸다.
심혈관계 예방약으로 두 회사 모두 꾸준한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 시장은 크게 성장했지만 그 열매는 대부분 바이엘 아스피린프로텍트이 가져갔다.
아스피린프로텍트는 2004년 93억원이던 처방액이 이듬해 143억원, 지난해는 17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100위권내 순위도 89-58-48위로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아스트릭스는 2004년 101억원으로 우위를 보였으나 2005년 104억원으로 정체 상태에 머물며 바이엘측에 역전 당했다.
지난해에도 115억원을 기록, 소폭 상승에 그쳤다. 순위는 80위에서 94위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간신히 100위에 올랐다.
아스트릭스의 보령제약은 "아스피린프로텍트의 가격이 비싸 실제 처방량은 아스트릭스가 더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프로텍트의 가격 인상이 반영된 것은 2005년이므로 2006년의 엇갈린 성장은 아스피린 처방패턴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암로디핀 4강 체제 고착
수많은 제약사들이 뛰어들며 혼전을 거듭하던 '암로디핀' 시장에선 오리지널 노바스크를 포함, 4개 제품만이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정리된 분위기다.
노바스크는 지난해 996억원이 청구돼 전년보다 72억원 줄어들었다. 하지만 후발 주자들은 72억원보다 더 큰 시장을 창출했다.
선두주자인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은 456억원이 청구돼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종근당의 애니디핀은 140억원으로 50% 처방액이 늘었으며 SK케미칼의 스카드도 138억원, 51% 성장했다.
암로디핀 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던 2005년, 대대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던 중외제약의 노바로핀, 유한양행 암로핀, CJ 암로스타 등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또 암로디핀의 이성질체로 화제를 모으던 안국약품의 레보텐션도 화이자와의 특허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제네릭엔 장사없다" 오리지널 줄줄이 하락
싼 가격과 대대적 영업으로 무장한 제네릭의 공세에 주요 오리지널 약들은 처방액 급감을 절감해야 했다.
지난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약은 조코·뉴론틴·포사맥스 정도로 꼽힌다.
한국MSD의 조코는 2004년만해도 청구 순위 35위의 대형품목이었지만 이듬해 63위로 급락한 후 지난해에는 아예 100위권에서 사라졌다.
조코의 제네릭 제품인 한미약품의 심바스트, CJ의 심바스타, 종근당의 심바로드 등이 100억원 대에 육박한 처방액으로 시장을 크게 잠식했기 때문이다.
한국화이자의 신경병증성통증 치료제 뉴론틴도 100위권에서 탈락했다. 뉴론틴은 2004년 239억원이 청구돼 14위에 오른 블록버스터였으나 2005년 본격 경쟁 체제에 돌입, 처방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그해 151억원 50위로 추락하고 지난해엔 100위권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한국MSD의 포사맥스 역시 유유의 맥스마빌 등과의 경쟁에 밀려 지난해 처방액이 25% 감소해 192억원(20위→42위)에 머물렀다.
그 외 자니딥(LG생명과학)·아마릴(한독약품)·팜비어(한국노바티스) 등도 제네릭 태풍을 피해하지 못한 채 화려한 과거를 뒤로 해야 했다.
한국 처방약 시장은 외국제품의 경연장?
가장 많이 처방되는 100대 의약품 내 외국계 제약사의 활약은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상위 10개 제품 중 외국회사 제품은 모두 8개였다. 100개 제품중에서는 49개로 2005년 47개보다 다소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 점유율을 보면 상황이 크게 다르다. 국내 제약사가 51개 제품으로 9887억원을 벌어들인 동안 외자사들은 이보다 적은 49개 품목으로 1조 2372억원을 보험재정에서 가져갔다.
여기에 국내사가 허가권만 가지고 있거나 판매를 대행하는 제품들을 모두 '외국제품'으로 간주할 경우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외국 의약품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70%를 훨씬 넘게 된다. 유한양행의 아타칸(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화제약의 리비알(한국오가논) 등이 이런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