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기준 소형·영세 가맹점 우선적 인하 검토
종합병원 수준까지 낮아질까 '초점'…카드사 저항 관건
소득을 기준으로 소형·영세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우선적으로 낮춰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종합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 감당해야 했던 의원급 의료기관도 수수료 인하 혜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3일 YWCA회관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원가산정 표준안에 따라 수수료율을 책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는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의 합리적인 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한국금용연구원에 의뢰한 연구 결과에 대한 학계·업계·소비자단체·가맹업자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
주제발표에 나선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금리인하·대손비율 감소 등으로 수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수수료를 인하해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할인점에게 우선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가맹점간 수수료 격차가 벌어지고 소형가맹점의 불만이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원가산정 표준안을 기반으로 협상력·이윤율이 낮은 영세가맹점에 대해 업종기준이 아닌 소득기준을 적용, 우선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세가맹점의 경우 매출규모가 크지 않아 수수료를 일정수준으로 인하해도 카드사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부가서비스 비용·광고선전비 등 카드사의 과당경쟁에 따른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줄일 경우 수수료 인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재 1.5~2%로 비교적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는 종합병원에 비해 2.5~2.7%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유리하다.
그동안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의료계는 이같은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더욱이 올해 초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동네의원 등 소규모 영세업체의 가맹점 수수료 현실화를 골자로 하는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는 등 사회적으로 수수료율 격차 해소가 이슈화되고 있어, 의원급 의료기관의 가맹점 수수료가 종합병원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일괄적인 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강한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는 카드사의 저항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임 유 여신전문협회 상무는 공청회에서 "카드사에 이익을 많이 가져다주는 대형가맹점에 더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시장경제의 당연한 원리"라며 "빈부격차 해소 차원에서 월소득 2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업체와 같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영세 가입자에 한해 카드사의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안은 검토할 여지가 있지만, 업종별 일괄적인 수수료율 인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