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범의료계 각 지역·직역 대표자 결의문 채택
"수용 안될 땐 대정부 강경 투쟁 나설 것"

대한의사협회는 9일 성분명처방·개악 의료법·의료사고 피해구제법 등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잘못된 정책과 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8~9일 열린 '2007 지역·직역 임원 워크숍'을 마치며 범의료계 각 지역·직역 대표자 일동의 이름으로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이같이 촉구한 의협은 "의료계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범의료계는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때 보다 더 강경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이 결의문에서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올려가며 국민을 생체실험 하는 성분명처방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 ▲실패한 의약분업으로 야기된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분업과 상비약 슈퍼판매를 전격 시행할 것 ▲8년간의 잘못된 의약분업에 종지부를 찍고, 범국민 차원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약분업 재평가 작업을 조속히 실시할 것 등을 촉구했다．

또 ▲한국의료를 말살하는 개악 의료법안을 당장 백지화할 것 ▲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하는 선량한 의사를 범법자로 내몰고 국민에게 실익도 없이 의료소송만을 증가시키는 엉터리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즉각 폐기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해 '의료분쟁조정법'을 마련할 것 ▲환자의 건강을 고려치 않고 오로지 건보 재정절감만을 목적으로 하는 변경 의료급여제도·본인부담금 정률제를 원상 복구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의협은 특히 보건복지부가 17일부터 국립의료원을 동원해 강행하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대해 "이는 2000년 의료계·정부·약계 3자간 합의사항을 뒤엎는, 의약분업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약이 정확히 조제·투약되는지도 모르는 현행 의약분업의 맹점에 대한 안전장치는 마련하지 않고,  오히려 성분만 같으면 아무 약이나 조제토록 하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의사에게 환자치료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정기국회가 가동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기습 통과시킨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관련, "모든 의사를 예비 범법자로 내모는, 말도 안되는 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위급상황에서 촌각을 다투는 환자의 생명을 보듬을 수 있는 의사는 단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들어 개악 의료법안을 비롯 사회적 약자의 진료권을 차단하는 변경 의료급여제도·본인부담금 정률제 등 국민건강과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각종 왜곡된 정책과 법안을 쏟아 내놓고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 의사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소신진료 환경을 말살해 버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무엇 때문에 당장 시급하지 않은 사안으로, 그것도 정권말기에 국민건강을 검증되지 않은 정책 실험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는가?"라고 통박한 의협은 "국민건강은 안중에도 없이 단순히 건보재정 절감을 위해 국민건강을 사지로 내모는 정부의 모든 의료정책과 엉터리 법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