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규창 학장, 기존 2+4학제로 일원화 시사
2009년 신입생 모집 때 과정폐지 가능성 고지
서울의대가 2010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체제를 버리고 기존 의대 체제(2+4년제)로 의학교육 과정을 일원화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왕규창 서울의대 학장은 최근 열린 의학교육학술대회장에서 "의전원이 학생들에게 교육기간과 학비 부담만 늘리고 교육적인 효과도 명확하지 않다"는 평소 소신을 밝히며 "서울의대는 2010년부터 기존 의대 체제로 일원화시키는 쪽으로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09년 첫 의전원 신입생을 모집할 때 모집공고란에 시범운영임을 표기하고 시범운영 기간이 끝나면 의전원 체제가 없어질 수도 있음을 (학생들에게) 고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규창 학장은 의전원 도입 여부로 정부와 의학교육계간에 논란이 일었던 2006년부터 의전원 체제 도입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입장을 펴왔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의대들은 지난 2006년 초 의전원 체제 도입에 합의하고 2010년까지 전반적인 의사양성제도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후 이를 토대로 최종적인 한국의학교육 과정체제를 확정하기로 전제조건을 붙인 바 있다.
이에 전국 27개 의대들은 정원의 절반은 기존 의대체제로 나머지는 의전원 체제라는 과도기적 운영체제를 2009년까지 운영하기로 했었다.
왕규창 학장이 밝힌 2010년 기존 의대체제 고수방안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
현재 교육부가 의뢰한 의사양성제도연구가 진행 중에 있지만 연구결과가 의사양성체제는 각 의대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서울의대의 기존 체제 고수 방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왕규창 학장은 "교육제도나 과정에 대한 결정은 교육적인 상황만을 고려해야 하는데 의전원 도입결정은 의대에 대한 입시열풍을 누르기 위한 교육 외적인 사안이 고려돼 결정된 것"이라며 "의생명과학자 양성 등을 위해 기존 의대 체제를 일부 보완할 필요는 있지만 의전원 도입이 그 해답이 될 수는 없다"는 소신을 거듭 밝혔다.
한국의학교육의 중심부에 위치한 서울의대가 2010년부터 의전원 체제를 버리고 기존 의대 체제를 고수할 경우, 한국의학교육체계를 의전원 중심으로 바꾸려했던 교육부의 계획이 커다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