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0:09 (토)
보편화된 예절

보편화된 예절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8.20 10:0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미애( 서울 양천 한소아청소년과의원장)

휴가철이다.

개원의에게는 1년에 한번 공식적으로 좁은 진료실을 떠날 수 있는 꿈에 부푸는 때다. 누가 병원문을 닫으면 안된다고 하는 사람도 없건만 스스로 만들어놓은 규제에 갇혀 이런 저런 상상속의 여행만을 꿈꾸다가 그래도 한번 떠나볼까 가슴 설레는 때다. 짧게 주어진 시간동안 어디를 가야 감동적일지, 더 행복감을 진하게 맛볼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여러달 전부터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아까운 시간을 길에 버릴 수 없다보니 차를 가지고 가는 여행보다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아예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필자는 애국자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스스로 우리나라에서 너무도 가 본곳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이런 저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국내여행을 좀 다녀봐야겠다고 맘 먹었다.

그래서 이번 휴가도 이곳저곳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녀 보았다. 참 많이 좋아졌다. 길도 얼마나 잘 만들어 놓았는지 고속도로 보다 훌륭한 국도가 너무 많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길도 많아서 여유롭게 환상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관광과 문화에 대한 인식도 높아져서 지역마다 볼거리가 짜임새있게 잘 마련돼 있었다. 그럼에도 느껴지는 뭔가 모를 불편함과 짜증스러움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번 여행을 통해서 그 원인을 어렴풋이 알게된 것 같다. 그것은 여행지에서 만나고 부딪히게 되는 사람들의 예의없는 행동과 떠들썩함 때문이었다

공공장소에서 남을 배려하지 않는, 자신과 가족만을 생각하는, 대충 이 정도는 지키지 않고 넘어가도 된다는, 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모습과 조용한 여행의 평화로움을 깨뜨리는 행동과 소음들, 이런 것들에서 여행의 즐거움은 반감된다.

교육의 정도나 소득의 정도와는 무관하게 보편화된 예절이 국민 사이에 자리 잡으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필요할까. 보편화된 예절이야말로 진정한 선진국으로 들어서는 지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렵게 다가갈 것이 아니라 어린 나이에서부터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 대해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학이나 영어 보다도 더 중요한 교육인데,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보니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는 좋아질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유치원과 학교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의 예절 교육부터가 시작이다. 결국 우리 모두의 손에 달린 문제다.

푸른 산과 드넓은 바다, 맑은 물이 흐르는 시원한 계곡과 강가, 무수한 세월을 지켜온 건축물들, 수많은 비경과 절경들은 우리나라의 관광 자원이 결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편적인 질서의식과 예의범절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해외여행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