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울산의대 교수, 합병증 적고 사망률 줄여···항암제 배합·양 노하우
이규형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가 부모자식간 골수이식률을 높일 수 있는 자신만의 '반(半)일치 골수이식법'을 활용해 좋은 치료성적을 거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부모와 자식은 절반의 유전자형밖에 일치하지 않아 골수이식 실패 확률이 형제간 이식보다 높았다. 이로인해 부모 자식간 골수 이식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규형 교수의 장기적인 치료성적에 따라 부모자식간 골수이식률이 높아질 수도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규형 교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담은 '반일치 골수이식법'을 31명(백혈병 환자 21명 포함)의 환자에게 시술해 18개월 동안 골수이식 수술 사망률 13%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형제간 골수이식 수술 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평균 20%를 기록하고 있다.
백혈병환자들이 골수이식을 받은 후 자신의 장기를 공격해 손상을 주는 '이식편대숙주반응'이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확률도 성공률이 가장 높다는 형제간 골수이식의 이식편대숙주반응 발생률 40%보다 10% 낮은 30%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규형 교수는 "최소 3년 이상 치료결과를 추적해 볼 필요가 있지만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한 경우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부모자식간 골수이식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여건이 된 것"이라며 이번 결과의 의의를 설명했다.
골수이식골수이식 성공의 중요한 관건은 조직적합성항원(HLA) 일치. 부모로부터 받은 두 가닥의 유전자 가운데 자식은 한 가닥만 물려받기 때문에 부모 자식간 조직적합성항원은 반밖에 일치하지 않는다. 조직적합성항원(HLA)가 절반밖에 안맞는다는 것은 골수이식을 해도 실패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규형 교수는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의 특별한 배합과 양 그리고 투여 시간 간격에 대한 조절로 성공률을 높였다. 골수이식 전 단계에서 강력한 항암제를 투여하는데 이 항암제의 조합과 투여방법이 부모나 자식으로부터 골수를 기증받을 수 있는 노하우인 셈.
지금까지 전 세계 수많은 백혈병 전문가들이 시도했지만 거의 실패했다. 반일치 골수이식을 위한 백혈병 환자의 사전 준비 조건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규형 교수는 새로운 '반일치 골수이식' 치료법을 혈액 암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 <골수이식학회지(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에 보고해 이번 달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