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줄인 '네비레트' 17일 출시…3세대 약물 격돌
국내 제약사가 주름잡고 있는 베타차단제 시장에 다국적 제약사가 도전장을 던졌다.
GSK는 3세대 베타차단제 '네비레트'(네비볼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열리는 대한심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내 첫 선을 보일 예정.
네비보롤은 기존 베타차단제가 혈관을 축소시키거나 당뇨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과 달리, 혈관 내피 세포의 산화질소(nitric oxide)에 작용해 혈관을 넓혀주고 심박동수를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약물.
국내에선 이미 2006년에 허가됐지만, 한국GSK가 이번에 이탈리아 본사와 국내 판권 계약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출시하게 됐다. 미국에서는 2007년 말 포레스트랩이라는 회사가 '바이스톨릭'이라는 이름으로 FDA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다.
GSK 관계자는 "네비레트는 베타-1에 대한 선택성이 우수하고, 기존 약물과는 다른 기전을 갖고 있는 새로운 제품"이라며 "천식 환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호흡기 관련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혈당이나 지질 대사에도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네비레트의 판권을 확보함으로써 ARB(프리토), B-blocker(네비레트), CCB(박사르), Diuretics(프리토플러스) 등 주요 고혈압치료제를 계열별로 갖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베타차단제 시장에는 비교적 오래된 약물들이 많지만, 시장의 수요가 꾸준한 만큼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랫만에 출시되는 새로운 베타차단제인 만큼, 임상 전문가들의 기대도 크다.
강석민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네비볼롤의 독특한 작용 기전 때문에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라며 "딜라트렌·콩코르·네비레트 등 3세대 베타차단제 사이에 경쟁이 붙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정배 관동의대 교수(제일병원 심장내과)는 "베타차단제가 요근래 많이 두들겨 맞고 있는데, 새로운 제품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고혈압에 대한 임상성과 연구 결과가 없다는 점이 흠이지만, 이 부분은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여서 크게 영향은 주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베타차단제 시장 규모는 약 1500억원대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딜라트렌(카베딜롤·종근당)이 약 40% 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2008년 청구액 520억원).
이밖에 현대테놀민(아테놀롤)이 11.4%, 머크의 '콩코르'(비소프롤롤)가 6.8%로 뒤를 잇고 있다(유비스트 자료 기준).
특히 국내 베타차단제 시장은 국내 제약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머크의 경우도 지난해 말 중외제약과 공동프로모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GSK는 당분간 국내사와 공동프로모션 없이 단독 판매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