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10년전에 비해 남자는 4.9년, 여자는 4.1년이 각각 증가, 보건의료 수준과 건강 관심도 제고가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그러나 남녀간의 평균수명 차이는 99년 생명표 조사결과 7.5년으로 나타나 그 차이가 좀처럼 쉽게 좁혀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5년 당시 남녀간 평균수명 차이는 최고 8.4에서 점차 줄었으나 7년 이상의 수명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 차이는 특정연령에 있어서도 계속돼 80세까지의 생존비율 추이결과 남자의 경우 3명중 1명이, 여자는 절반이상이 생존할 것으로 나타나 남녀간 평균수명의 차이는 지속될 전망이다.
또 우리나라의 주요 사인은 순환기계 질환과 암, 각종 사고사 등으로 각 사인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남녀 각각 55%와 43.9%를 차지, 우리나라의 사망원인도 점차 만성질환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순환기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자의 경우 22.8%, 여자의 경우 26.4%를 차지했으며 각종 암의 경우도 남녀 각각 23.3%와 13%를 기록했다. 그러나 각종 사고사의 비율은 남녀 각 8.9%와 4.5%로 만성질환의 비율을 웃돌지 않는 추세다.
이를 볼 때 통계청은 99년 현재 45세의 경우 앞으로 순환기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자와 여자 각 23.7%, 26.9%로 예상하고 있으며 암으로 인한 사망확률은 남녀 각각 24%와 12.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특정사인을 제거할 경우 기대여명은 다소 늘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때 기대여명이란 특정사인을 예방하거나 퇴치함으로 그 사인으로 사망하지 않고 사망시기가 연장돼 증가되는 기대여명을 말한다.
실제 통계청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99년 출생을 기준으로 순환기계 질환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남자와 여자 각각 3.6년과 2.5년의 수명연장을 기대했으며 암의 경우도 남자 4.7년, 여자 2.5년의 생명연장을 예상했다. 사고의 경우도 남녀 각각 3년과 1.2년의 수명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99년 현재 45세인 사람은 순환기계 질환을 제거할 경우 남녀 각 3.6년과 3년의 수명연장이 기대되며 암의 경우도 4.7년과 2.2년의 수명연장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사고사를 예방할 경우는 남녀 각각 1.8년과 0.6년의 생명연장이 예상돼 질병 예방보다 효과는 미미하다.
통계청의 발표와 같이 우리나라도 점차 평균수명이 증가하는 노령화사회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OECD국가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OECD국가 20개국의 평균치인 73.9세와 차이가 2.2세에 불과하며 여자의 경우는 1.1세의 차이를 보여 점차 선진국형인 노령화사회에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일본과는 남자 5.4세, 여자 4.8세가 차이나 우리의 평균 수명은 아직 낮은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점차 노령화 사회에 접근하고 있음에도 그에 적절한 노인복지 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현실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노인복지 정책은 80년대 초 수립, 예산지원이 시작됐으며 노인들의 수발실태를 조사하는 `장기요양 노인 대책'조사도 올해에야 수행, 연말쯤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노인복지 정책이 부족한 상태에서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노인들의 소득 보장을 위한 경로연금 등의 지급액수와 대상 확대를 요구하는 우려는 어쩌면 당연하다.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요양 노인들도 증가해 이들을 부양할 수 있는 경제적, 구조적 지원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노인복지팀)연구원은 “실제로 많은 노인들은 자식들에게 수발받기보다 주간보호시설이나 단기보호시설에서 보호받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나 노인들의 건강이 악화되기 전에 보건의료서비스를 지원, 예방차원의 의료제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우리나라의 출산력변화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나라의 출산력은 매년 감소, 지난 99년의 합계출산율은 1.425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점차 역피라미드화하는 인구구조에서 노령인구의 부양책임은 점차 그 부담이 젊은 세대에게로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노인문제에 대한 의식도 아직 미비한 수준. 실례로 치매노인을 위한 치매전문요양 병원과 같은 시설 설립에도 `님비'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 9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공립치매요양병원이 대부분 대도시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에 설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사연 김승권(인구가족연구팀)연구원은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치매발생률이 높아 치매전문 요양병원 설립이 필요하지만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어려워 현실화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올해안에 전국 16개 시도에서 18개의 노인전문요양병원이 설립된다. 하지만 전국의 시도를 중심으로 건립되는 노인전문요양병원의 대도시와의 낮은 접근도, 상대적으로 노인인구가 적은 농촌을 중심으로 요양병원을 설립한 데 따른 경영의 어려움도 문제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복지 정책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건강할 때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서비스의 접근을 선택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얼마전 정부가 치매요양병원을 군단위로 확대, 건립하기로 하고 `장기요양보호 종합대책'을 수립, 노인요양보험 도입과 노인요양 보호시설, 전문인력 운영 등과 같이 노인복지수립으로 시각을 확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승권 연구원(보사연 인구정책팀)도 “점차 핵가족화 하고 있는 실정에서 요양 노인의 주간보호센터, 단기보호센터 등이 지역사회의 복지정책과 연계돼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 노인과 같은 의존적 가족원에 대한 부양의무를 지우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결국 지금 우리 사회는 노인 보호, 치료와 같은 노인부양의 일차적 인프라를 제공한 후 가족들에게 노인부양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건립이 확대된 노인전문병원과 장기요양보호노인 대책 등과 같은 노인복지 정책을 탄력적으로 집행,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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