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회장 기자회견..슈퍼판매는 소화제같은 필수의약품에 허용해야
공익단체 부각 위해 의협 명칭 '의학협회' 변경추진
간선제 논란.. 집행부는 수임사항 이행하는 게 원칙
경 회장은 7일 의협 사석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의료수급구조의 개혁'를 거듭 강조하고 "획일적인 건강보험과 의약분업 적용방식에서 탈피해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의료를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 회장은 "규제 위주의 사회주의 의료에서 벗어나 의료소비자인 국민이 스스로 비용을 결정토록 하는 시장경제방식의 의료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재정은 종국에 무너지고 말기 때문에 국가 독점적 중앙통제체제를 개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역설했다.
경 회장은 특히 자신이 작년 12월 29일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국민건강보험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이 헌법불합치로 나올 확률을 60~70%정도로 전망하고, "헌소의 승·패에 따라 다른 복안을 준비중이라며 몇개월만 기다리면 의료수급구조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이날 정부의 의료산업화 추진에 대해 "정부가 시장을 중시하고 의료산업화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의료계가 이같은 흐름에 적극 부응하고 이용해야 한다"며 지금을 호기로 전망했다.
경회장은 그러나 본인은 영리법인에 찬성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 의료계의 여론 수렴을 통해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영리법인에 대해서는 일정한 선을 그었다. 현재처럼 의료인을 규제하면 의료산업화가 불가능하다며 영리법인에 앞서 규제개혁이 우선 순위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일반인에 의료기관 개설권을 주는 것에는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난 4월 총회에서 의협 회장 선거방식이 간선제로 바꾸는 안건이 통과돼 큰 짐을 지게 된 경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직선제를 선호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집행부는 최고의 의결기구인 대의원회에서 수임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의료계 현안이 많은 상태에서 이 일로 너무 소모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의약분업과 관련, 경회장은 "약사들도 모두 현재의 의약분업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도 의약분업에서 파생한 문제로 또다른 규제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본래의 취지를 점검하고, 국민을 위해 더 좋은 개선방안이 있으면 채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약 슈퍼판매와 관련, 경 회장은 "많은 일반약이 슈퍼판매로 전환되면 약사들은 살 길을 위해 또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이런 과정에서 의사들과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다"며, "찬반을 떠나 꼭 필요하다면 소화제 등 필수적인 의약품만 제한적으로 슈퍼판매를 허용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경 회장은 내년 총회에 현재의 의사협회 명칭을 '의학협회'로 변경하는 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익단체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국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인식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의사와 다른 보건의료인과의 관계에서 "의사가 업무적으로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높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의사가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타 직역도 존중할 것"이라며, 다 같이 상생하기 위해 의료인단체총연합회를 앞으로 제안해 성사시켜 나갈 뜻을 밝혔다.
한편 5월1일부터 공식업무에 들어가 두차례 상임이사회를 주관한 경회장은 최대 현안인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법과 관련, 의협 내 원외처방 TF구성을 언급하고, 의협과 병협이 단일안을 만들어 복지부와 최종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