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통합평가 기준 의평원 기준보다 월등히 높아
일부 인정평가 기준 상향 필요성 제기에 의대들 부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대 인정평가 기준보다 종합대학들을 통합평가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의학계열 평가기준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대학입시에서 상위 3% 이내 학생들을 쓸어가고 있는 의대만 인증하는 의평원의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의외라는 지적이다.
의대 인정평가 권장기준을 대교협 평가기준과 비교할 경우 인정평가 기준을 무사히 통과한 의대도 대교협의 평가에서 C나 D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나 D등급은 대교협 평가 5단계 중 3~4단계에 해당하는 낮은 등급이다. 일부 의대인정 평가항목을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상향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표적인 인정평가 항목은 교수평가 부분이다. 의대 인정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의평원은 인정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교수 100명당 SCI급 혹은 'Index Medicus'등재 논문을 한해 30편 이상 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 이 권장 규정은 대교협 평가기준에 비해 얼마나 높은 기준일까? 대교협은 의대와 치대·한의대·간호대를 의학계로 통합해 A·B·C·D·E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다.
대교협 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교수 100명당 SCI급 논문을 47편 이상 써야 하고 B등급은 39편 이상, C등급은 31편 이상을 써야 한다.
A·B·C 등급 모두 의평원 30편 보다 많다. 만일 A의대가 의평원 인정평가 기준인 30편을 겨우 넘겨 인정평가 기준을 통과했더라도 대교협의 의학계 통합 평가에서는 C나 D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C등급은 31편 이상, D등급은 23편 이상, E등급은 23편 미만이 기준이다.
의학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의대입학 성적이 높으니깐 의평원의 인정평가 기준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선입견"이라며 "대교협 평가 기준 B등급 이상인 의대만 인정평가할 수 있도록 인정평가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평원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41개 의대 중 적지않은 의대가 권장기준에 턱걸이 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교협 의약계 평가에서 C·D등급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몇 의대의 경우 의대 인정평가 기준을 겨우 맞추는 형편이라 인정평가 기준을 상향하자는 목소리에 대해 적지않은 부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인정평가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얼마 만큼의 힘이 실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