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를 넘나드는 젊은 사진작가들의 독특한 '앵글'
송 관장은 사진작가를 꿈꾸기 시작했던 숙명여대 재학 시절부터 30년 동안 10여 차례 개인전 및 그룹전 등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온 작가다. 한미사진전문미술관은 한미약품 19·20층을 전시장으로 운영하는데 길 건너 올림픽 공원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아주 일품이다. 전시 관람 후 나들이 겸 데이트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오늘날 디지털카메라가 저렴하게 보급되면서 '사진작가의 수가 판매된 카메라 만큼이나 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사진이 대중화되고 일상적이 되어 버렸다는 의미다. 연인과의 추억·일상의 기록·블로그 꾸밈 등을 위한 미니카메라는 이미 젊은이들의 주요 휴대품목 중 하나. 심지어 휴대폰 카메라의 성능까지 웬만한 디카 뺨친다.
이런 분위기속에 디지털기술과 사진이 절묘하게 만났다. 사진이 더 재밌어지고 눈이 즐거워지는 순간이다. 오는 10월 1일까지 '요술·이미지 The Magic of Photography'전이 열리는 한미사진전문미술관.
젊은 작가 14인의 작품 50여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정통적인 '스트레이트 사진'을 배제한 매우 실험적이며 파격적인 작품들로만 구성됐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환경 변화가 사진을 어떻게 변화시키며, 또한 사진이 현대미술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염두에 둔 전시는 회화와 사진의 경계, 입체와 사진의 경계,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이미지, 영화와 같은 사진·연극과 같은 사진 등 크게 4가지 컨셉으로 나뉘는데 사진전이라기보다 사진을 차용한 현대회화전이라는 표현이 훨씬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유현미는 일상적인 오브제를 모티브로 그 위에 유화처럼 채색을 한다. 심지어는 바닥의 그림자나 명암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이를 사진으로 찍는다. 사진 작품은 영락없는 회화 작품이다. 회화와 사진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순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렌티큘러 기법을 응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서 이미지가 달라지는 사진을 만든(?) 배준성. 평면 이미지의 사진을 분해 재조립해 분석적 입체 조형물로 재탄생시킨 홍성철·강영민·장승효·권정준의 작품은 다양한 기법으로 장르를 넓혀가고 있는 현대사진의 한 측면을 보여 준다. "사진이 사진 다워야한다"는 말이 절로 무색해진다.
이밖에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사진을 이용한 마술 '매직쇼', 사진을 활용한 '어린이 체험 교육 프로그램', 어린이를 위한 도슨트(우리말·영어 전시 설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9월 5일·19일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관람료는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이다(문의:02-418-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