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커버리지 넓어"…GSK "중이염 예방 기대"
유통 맡을 국내사 대리전 여부도 관건…가격도 변수
글로벌 공룡 제약사 '화이자'와 'GSK'가 백신 시장에서 맞붙는다.
화이자는 오는 6월 중순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을, GSK는 경쟁제품 '신플로릭스'를 7월에 출시한다. '가다실 vs 서바릭스', '로타텍 vs 로타릭스' 이후 오랫만에 백신 시장에 등장한 라이벌 경쟁이다.
특히 과거 라이벌전과는 달리 두 제품이 비슷한 시기에 격돌하는데다, 두 회사 모두 올 한해 이렇다할 신약을 내놓지 못해 새로운 백신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어서 더욱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폐렴구균 백신은 필수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단일 백신 품목으로는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하며, 접종률이 70% 이상, 매출액이 400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품목이다.
화이자 "다다익선, 많이 커버할수록 좋다"
현재 상황만 보면 두 제품의 대결에서 '프리베나13'이 더 유리해보인다. 그동안 폐구균 백신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한 '프리베나'의 명성과 기존 고객망을 두루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베나13의 경우 기존 프리베나에 6개 혈청형(1, 5, 7F, 3, 6A, 19A)을 추가했는데, 이중 3개(3, 6A, 19A)는 신플로릭스에도 포함돼있지 않아 커버리지에 있어서는 경쟁 우위에 있다. 이중에서도 화이자가 가장 강조하는 혈청형은 '19A'다.
화이자는 "서울대병원이 1991~2006년 100건의 감염 사례를 분석한 역학 조사 결과에서도 1990년대 중반부터 19A형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프리베나13이 오랫동안 백신에서 사용돼온 단백질 운반체를 채택,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GSK "'중이염' 예방까지 덤으로"
반면 GSK는 '많을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다. 혈청형을 추가함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추가 이익과 면역 간섭 등 단점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GSK는 "나라마다 유행하는 혈청형이 다르지만 전세계적으로 전체 유행 혈청형 중 신플로릭스에 포함된 혈청형이 커버하는 부분이 75~90%인데 비해, 프리베나13의 혈청형이 추가로 커버하는 부분은 2~3% 수준"이라며 "6A·19A의 경우 신플로릭스 접종군에서도 교차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신 GSK가 강조하는 신플로릭스의 강점은 '중이염 예방 효과'에 있다. 신플로릭스의 경우 프리베나와 달리 비피막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NTHi)에서 추출한 활성형 단백질 운반체를 사용, 중이염의 주요 원인균 중 하나인 NTHi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의 한계도 분명하다. GSK가 말하는 중이염 예방 효과는 신플로릭스의 원형 백신(11가)의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신플로릭스의 임상 근거로 해석하기 어렵다. 중이염에 대한 국내 허가사항도 프리베나13과 다르지 않다.
물론 신플로릭스의 중이염 예방 효과를 보는 'COMPAS'연구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구는 올해 12월 종료될 예정이다.
국내 유통망·가격 등 시장 안착 변수
과거 사례를 볼 때 외국계 제약사들은 백신 공급을 위해 국내사와 손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유통 회사간 대리전도 관심거리다.
화이자는 일찌감치 국내 유통 파트너로 대웅제약과 한국백신을 선정했으며, GSK는 아직까지 자체 공급할 것인지, 국내사와 협력할 것인 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GSK가 후자를 선택할 경우 서바릭스·로타릭스 등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녹십자가 유력하다.
이밖에 두 제품의 '가격'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프리베나는 현재 1회 주사당 10만원선에 접종되고 있는데, 화이자는 새로운 혈청형이 추가된 만큼 기존 프리베나 보다는 접종가가 다소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