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복지위 339억 증액 예산안 통과…삭감된 470억 상당부분 만회
정부가 전액 삭감한 내년도 민간 병의원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사업 예산이 국회에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재선)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국가필수예방접종의 민간 병의원 지원 예산으로 약 338억8400만원을 증액, 기존 예산 144억여원과 함께 총 473억원을 배정했다.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민간 의료기관의 필수예방접종 본인 부담금은 현행 약 1만5000원에서 5000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복지위의 예산 증액은 기획재정부가 전액 삭감한 470여억원의 상당 부분을 되돌려 놓은 것이다. 애초 질병관리본부는 국가예방접종 지자체보조(국민건강증진기금) 예산 총 805억 4700만원 가운데 민간 병·의원 접종비 지원액을 올해 144억여원보다 470억원 늘어난 675억31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예산이 증액되면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시 본인부담률이 약 10%로 낮아지게돼 현재 70%대에 불과한 예방접종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월 국무회의는 증액분 470여억원을 전액 삭감,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의 비난을 샀다.
이날 주승용 보건복지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위원장(민주당)은 "현행 민간 병의원 지원 사업 규모로는 접종비의 30% 정도 밖에 지원되지 않아 국민의 체감도가 낮고 의료계의 참여도 낮은 형편"이라며 "본임부담금을 대폭 낮춤으로써 전염별 발생 억제 수준인 예방접종율 95%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의결된 복지부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심의특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예결특위에서 또 다시 제동을 걸 경우 필수예접 민간의료기관 지원 예산 증액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인성 의협 대외협력이사는 "복지위가 국민의 건강 보호를 위해 예방접종 지원 예산을 증액한 것에 대해 매우 환영한다"며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부 일반회계 예산 5900억원 순증
이날 복지위는 보건복지부 일반회계 예산으로 5637억 3900만원을 감액하고 1조1599억 5800만원을 증액, 총 5962억 1900만원을 순증했다. 또 국민연금기금은 수입계획안에서 700만원 증액, 지출계획안에서 134억 4100만원을 감액했으며,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수입계획안에서 700억원 감액, 지출계획안에서 630억 4300만원을 감액했다. 응급의료기금은 수입계획안에서 10억 5900만원 증액, 지출계획안에서 169억 6300만원을 증액했다.
일반회계 예산 감액은 국가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의 건강보험료 중 사용자 부담분을 지급하는 사업 예산 5585억 6900만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상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는 사용자가 납부토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일괄 편성함에 따라 복지예산의 총량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일반회계에서 증액된 사업은 건강보험가입자지원사업 예산 2878억 8600만원이 가장 규모가 크다. 이는 예산 편성 당시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추계할 때 보험료율 인상률을 2.0%로 예상했으나, 이달 말 열릴 예정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험료 인상률이 복지부 예상 수준인 5%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A형 간염 백신 지원 62억원 편성
산모신생아도우미지원 사업도 310억 3900만원을 증액했다. 2008년도에 예산이 부족해 지원대상을 전국가구평균소득 65% 이하인 가구에서 50%이하로 축소했던 것을 내년도에 다시 65% 이하 가구로 확대한다는 취지다.
국민건강증진기금 운용계획안의 주요 증액사업으로는 국가예방접종실시 지자체보조사업 338억 8400만원 증액과 더불어 A형 간염 필수 예방접종 백신지원사업 예산을 신규로 62억 6500만원 반영했다. 또 연구중심병원구축 사업에 22억 5000만원을 증액, 지방거점형 연구중심병원을 1개소에서 2개소로 늘리도록 했다.
또 재활병원 건립 사업에 101억을 늘려 강원권역과 제주권역 재활병원의 병상수를 확충토록 했다.
응급의료기금 운용계획안은 권역별 심뇌혈관센터 설치 지원사업으로 60억원을 증액했다. 이는 권역별 심뇌혈관질환센터가 현재 9개 센터만 운영되고 있어 서울을 제외한 미선정 시ㆍ도에 있는 자격요건을 갖춘 의료기관에 대해 추가 지정하기 위한 것이다. 감액사업으로는 119구조장비 확충사업, 중앙119구조대 시설장비 확충사업과 중앙119구조대 헬기운영사업에서 총 91억 4700만원을 삭감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소관 예산은 2010년도 일반회계 세출 예산안에서 총 93억 4000만원을 증액했다. 주요 증액 항목은 HACCP 제도 활성화 사업 중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현장밀착형 기술지도를 위한 전문인력 운영비로 15억 4500만원, 의료기기 부작용 관리 강화를 위해 11개 시·도에 거점병원을 추가 설치하기 위한 경비 6억 6000만원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