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선거인단 회원 50명 중 1명 '선출'
2일 정관 및 제규정 공청회…회장 중임 '제한'
의협 회장 선출은 시도 지부 회원 50명 당 1명씩 선출한 선거인단 1640명과 대의원 260명 등 1900명이 비밀투표에 의해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거인단은 논의과정에서는 100명 당 1명에서 50명 당 1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의협 회장은 임기를 마친 직후 1회에 한 해 연임은 할 수 있지만 중임은 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의협 대의원회 정관개정특별위원회는 2일 오후 4시 의협 동아홀에서 열린 '의협 정관 및 제규정 관련 공청회'에서 지난 1월부터 3차에 걸친 회의를 거쳐 도출한 정관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청회는 오는 24일 열리는 제63차 의협 정기대의원 총회에 정관 개정안 상정을 앞두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
대의원회는 이날 공청회에서 앞서 2010년 9월 11일 제7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정관개정특별위원회'를 운영키로 의결한데 이어 12월 29일 법령정관위원장·선거관리위원장·대의원회 대변인이 참여하는 '정관개정특별위원회 준비위원회'를 구성, 3차에 걸쳐 특별위를 열어 본격적으로 정관 개정안을 다듬어 왔다.
박희두 대의원회 의장은 "각 직역을 대표해 15명의 정관개정특별위원회 위원들은 10만 회원들을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정관을 다듬고 집약해 왔다"면서 "그동안 휴일도 잊은 채 정관 개정에 참여한 위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인호 대의원회 대변인이 사회를 맡아 진행한 공청회에서 이동필 의협 법제이사(의성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내과 전문의)는 정관개정특위에서 손질한 정관과 감사 및 선거관리규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정관개정안에 따르면 의협이 의료관계 인력 양성을 위한 학원 설립과 의료기관·요양기관 설립 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 사업범위를 넓혔다. 회장이 정해진 예산범위 내에서 상근이사 수와 근무방법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 규정을 마련했다.
감사업무규정도 개정, 감사의 범위와 함께 대의원총회에 결과보고를 하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감사는 감사계획에 따라 감사를 실시하되, 협회의 발전과 운영개선을 요하는 사항에 중점을 두도록 의무와 책임을 규정했다. 아울러 직무상 취득한 비밀 누설을 금지하고, 제출받은 자료를 협회 외부로 유출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신설, 직무상 체득한 비밀을 유지하는 의무를 지도록 했다.
지정토론 및 자유토론 좌장을 맡은 김동익 정관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차기 대한의학회장)은 "이번 정관개정안은 지난해 초 정관 및 제규정 정비위원회에서 마련한 안과 중앙윤리위원회가 자체 연구용역을 거쳐 내놓은 정관 개정안을 참조하고, 보건복지부 권고 사항과 3차에 걸쳐 정관개정특위에서 논의한 안을 다듬은 안"이라고 밝혔다.
송후빈 충청남도의사회장(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간사)은 "시군구 가운데는 50명이 안되는 곳도 있는 만큼 250개 시군구에 선거인단을 우선 배정하고, 50명을 60명으로 상향 조정해 달라"고 제안했다. 송 회장은 "이번 63차 대의원총회에 복지부 지적사항이나 자구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통과시키되 회장 선출에 관한 조항은 심사숙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의학계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이선희 이화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의학회 의료정책이사)는 "산하단체에 대해 의협의 지도와 감독(감사)을 받도록 한 것은 수용성과 융화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며 "산하단체의 전문성과 고유성을 살릴 수 있도록 정관 개정안에 반영해 달라"고 밝혔다.
김재윤 대한개원의협의회 법제이사는 "선거인단 배분을 100명에서 50명까지 더 확대한 것은 직선제에 버금가는 선거제도가 될 것"이라며 "감사업무의 비효율과 우환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감사업무 규정을 개정한 것도 이의가 없다"고 발언, 이번 정관 개정과 감사 및 윤리위원회 규정 개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안상준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간선제에 의해 선출된 회장은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며 "대전협 회의에서도 직선제에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하단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다양성을 넓혀주는 것이 상생에 도움이 된다며 자율성에 무게를 실었다.
조선규 대한변호사협회 재무이사(법무법인 영진 변호사)는 "정관은 전문가단체가 만드는 자체 규율인 만큼 외부세력의 개입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회원들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실정법과 상충하는 점은 없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박명하 일반과개원의협의회장이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에 반대입장을 표명했으며, 일부 회원은 감사의 의무와 책임 규정과 중앙윤리위원회 업무규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성덕 대한의학회장은 "오늘 제기된 의견을 수렴해서 정관개정특별위원회에 반영해 달라"며 "산하단체의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고, 의협이 발전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장성구 의협 부회장은 의협이 산하단체에 대해 지도와 감독을 하도록 규정한 정관 개정안에 대해 의학회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데 대해 "의협의 산하단체이자 법인인 의학회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산하단체에 대한 지도와 감독에 관한 내용을 정관에 반영해야 한다는 복지부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합목적적으로 개정안을 마련한 것"이라면서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며 양해를 구했다.
24일 열리는 제63차 대의원총회에서 정관 개정안 의결이후 대법원의 결정이 다르게 나왔을 때 무효가 되는 것 아니냐 질문에 조선규 대한변호사협회 재무이사는 "대법원의 결정은 과거(회장 선거방식을 간선제로 변경하기로 의결한 2009년 4월 26일 제 61차 정기대의원총회)에 대한 판단"이라며 이번 63차 대의원총회와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공청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김동익 정관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정관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천에 따라 변경해야 하는 것"이라며 "오늘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은 정관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관개정특별위원회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검토, 특위 최종안을 마련한 뒤 23일 법령 및 정관 분과위원회에 상정, 분과 대의원들의 논의를 거쳐 24일 정기대의원총회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