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간호사 '찬성' 정부·의료계단체 '난색'
개당 2000원 "병의원 부담 너무 크다"
최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조사 결과 2010년 한 해 동안 전국 21개 병원에서 의사·간호사가 주사기에 찔려 감염되는 '자상사고'가 1469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인 자상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주사기' 의무 사용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견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다.
25일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국회 보건복지위) 주최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전공의와 간호계는 찬성 입장을, 정부와 의료인단체·병원단체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한병덕 대한전공의협의회 정책이사는 "현재 자상사고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의료인이 전공의와 간호사"라며 "법의 강제력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재정적인 문제가 있다면 입원·수술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안전기구를 사용토록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성원 감염관리간호사회 기획홍보이사도 "자상사고가 하루에도 수 차례 발생하는 상황에서 안전주사기 의무사용 법제화는 꼭 필요하다"며 "간염·에이즈·혈액 주사 등에라도 먼저 의무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난색을 표했다. 심은혜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내부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취지는 공감하지만 재정부담 문제로 인해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건강보험재정에서 자상사고 에방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고 지원 없이 안전주사기 사용이 의무화 될 경우 비용부담은 전적으로 의료기관이 떠안게 된다. 주사기의 개당 비용은 일반주사기의 경우 수 십원에 불과하지만 안전장치가 있는 주사기는 500원~2000원에 달한다.
이에대해 대한병원협회 대표로 참석한 이진수 인하의대 교수는 "취지에는 이견이 없으나 병원이 떠안게될 비용부담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병원의 새로운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의료인의 보호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 역시 "구체적인 재정 지원 방법없이 안전주사기 의무화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재정 부담이 의료기관 책임자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서면 기본적인 의료제공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의료인에게 병원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기구를 우선 공급토록 하고, 의료기관의 장은 병원 감염으로부터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기구의 사용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윤석용 의원의 대표발의로 제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