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진 서울의대 교수, 실기시험 개선방안 제시
"족보 중심 암기형 교육 지양…스스로 공부하게 하자"
의과대학 5학년 2학기부터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반복적으로 응시할 수 있도록 시행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현행 제도는 새로운 족보를 양산, 교육범위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권용진 서울의대 교수(의료정책교실)는 계간 <의료정책포럼> 최신호에 게재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권 교수는 “실기시험은 필기시험과 달리 정답이 없고 평가자의 전문성과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 번의 시험으로 당락을 결정하기보단 탈락자들은 다른 평가자의 판단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 의대 교육의 파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복 응시를 가능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실기시험은 학생들이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기보다 순서와 표현을 연습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상실습교육의 수준을 높이겠다는 당초의 목표는 현실화되기 어렵고 오히려 획일화와 교육범위 축소를 가져올 가능성이 생긴다.
권 교수는 “실기시험의 경우 문항 항목뿐 아니라 평가기준도 상세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시험문제 유출을 중대한 범죄처럼 취급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우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교육주체들의 준비과정이 충분하지 않고 시험운영을 위한 시설조차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문제의 책임을 각 대학과 학생들에게만 돌리기는 어렵다”면서 “실기시험이 제도 초기에 잘 보완됨으로써 의학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