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평가기준

장애평가기준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1.10.1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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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세·이경석·박동식·원종욱·정양국 외 지음/박영사 펴냄/2만 8000원

장애의 개념과 정의 그리고 그 범주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목적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장애판단 기준이 다른 까닭이기도 하다.

게다가 기능이나 구조 이상에 집중했던 과거의 기준에 활동의 제약이나 참여의 제한과 같은 사회적 차별이 포괄적으로 적용되면서 장애평가 분야는 더욱 전문성과 합리성을 요구하게 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장애평가 분야는 다른 의학분야 만큼 선진적이지도, 체계적이지도 못했다.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여러가지 평가기준이 혼재했다. 미국 등 외국의 기준을 암묵적으로 준용하거나 전문가 개개인의 전문성으로 사회의 여러 필요에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의학전문가의 집단적 노력에 의해 사회가 합의하는 일관된 장애평가 체계를 가질 수 없었고 관련 학회와 개별 전문가들은 각 정부부처의 수요와 손해보험협회 등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한의학회 주도로 진행돼 온 합리적 장애평가기준 개발 사업이 <장애평가기준>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책은 의료계·학계·법조계·정부 및 유관기관 전문가 200여명이 참여해 5년여 동안 연구한 열정과 헌신의 결정이다. 이 책은 과학성·객관성·편이성·합리성·현실성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적 인식과 의학적 관점의 간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문조사·전문가 회의와 장애인이나 이해당사자가 참여한 공청회 등 집단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과학적으로 타당하고 사회적으로 실효성을 갖는 기준을 마련했다.

이 책은 각 장애영역별 전신장애율 선정과 관련 쟁점으로 부각된 상지장애와 하지장애의 비율설정, 통증장애의 수록여부, 중추신경계장애와 정신 및 행동장애 사이의 관계설정 등에 대해서도 기준을 마련했다.

논란이 됐던 통증장애에 대해서는 비교적 객관적인 검사 및 평가결과의 활용이 가능한 복합부위통증장애로 한정하고, 정신(감정) 및 행동장애의 전신장애율은 기질성 뇌병변에 의한 장애의 경우는 중추신경계장애에서, 비기질성 뇌병변에 의한 장애의 경우는 정신 및 행동장애에서 평가하도록 구분했다.

심장장애는 미국의학협회의 영구장애지침을 근간으로 장애인복지법의 기준을 적용하고, 외모피부장애는 산업재해에 의한 장애평가기준 등 우리나라 장애평가기준을 반영했다. 중추신경계장애·선천성 심장장애 등 일부 영역에 대해서는 소아에 대한 평가기준도 추가했다.

산업재해보상이나 자동차사고 배상 또는 손해배상 사건에서 배상이나 보상기준이 되는 노동능력상실률도 그동안 준용해온 맥브라이드 방식 대신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직업에 따른 노동능력상실률 평가를 참고해 국내에 적합한 방법을 고안했다.

모두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총론에서 '장애의 개념과 범주'·'장애평가기준의 일반원칙'·'장애평가기준의 활용'을 다루고, 각론에서는 중추신경장애·정신 및 행동장애·청각, 후각 및 평형관련 장애·시각장애·언어장애·심장장애·호흡기장애·소화기장애·신장장애·비뇨생식기장애·종양혈액장애·내분비장애·근골격계장애·외모피부장애의 기준을 제시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직업에 따른 노동능력상실률 평가방법을 소개했다. 부록에는 ▲직업군 분류표 ▲직업에 따른 노동능력상실지수표 ▲노동능력상실지수에 따른 노동능력 상실률 등이 실렸다.

이번에 마련된 기준은 장애인복지 급여·산업재해 보상·교통사고 배상·민사 및 형사소송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손명세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개발위원장은 "그동안 국내 장애평가기준은 장애 평가 결과에 따른 이해관계·장애평가의 복잡성·노동능력상실률과 신체능력상실률 개념 혼재·세부 규정 미비·장애평가교육 결여·표준화작업 부재 등 여러 문제를 노정해 왔다"며 "지금까지의 여러 문제점을 크게 개선한 이번 기준이 표준적인 장애평가기준으로 자리매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02-733-6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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