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파린과 비교해 '심방세동 뇌졸중·두개내 출혈' 모두 감소
고 연령층-리바록사반…젊은 연령층-다비가트란 선택 가능
혈액응고제 시장에서 와파린보다 우수한 치료제인 자렐토(성분명:리바록사반)와 프라닥사(성분명: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가 최근 출시되면서 의료진들이 어떤 약을 쓸 것인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자렐토와 프라닥사 모두 와파린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출혈 위험을 줄였고,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켜 앞으로 와파린을 대체할 약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가지 약물이 모두 와파린과 비교해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모든 환자에게 처방을 할 수는 없는 것. 두 가지 약물은 환자의 연령 및 위장관 출혈에 있어서 다른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적절한 약물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렐토·프라닥사, 와파린보다 효과 우수
먼저 자렐토는 1일 1회 요법으로, ROCKET AF 임상에서 뇌졸중과 비중추신경계 전신 색전증 발생위험이 와파린에 비해 자렐토 투여 환자군에서 21% 낮았다. 또 두개내 출혈은 자렐토가 와파린보다 더 낮았다.
다음으로 프라닥사는 RE-LY 임상에서 잘 조절된 와파린에 비해 모든 종류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성을 35% 감소(다비가트란 150㎎)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비가트란 110㎎ 및 150㎎ 1일 2회 용법 모두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켰다. 특히 150㎎의 경우 출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을 74%까지 감소시켰으며, 신규 항응고제 가운데 유일하게 잘 조절된 와파린 대비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두 약물 모두 뇌졸중과 두개내 출혈에 있어서 와파린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두 약물은 모두 와파린보다 위장관 출혈이 높았다. 위장관 출혈은 프라닥사 고함량(150㎎/75세 이상 환자)이 자렐토보다 높았고, 뇌졸중 감소와 뇌두개내 출혈 감소는 프라닥사가 자렐토보다 좀더 우수했다. 또 프라닥사에서 소화불량과 잠재적인 심근경색이 더 많이 관찰됐다.
즉, 프라닥사 고함량(150㎎)을 사용하면 75세 이상의 환자에서 뇌졸중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지만 위장관 출혈이 자렐토보다 더 많기 때문에 의료진들은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라닥사, 고함량에서 위장관 출혈 증가
이와 관련 심장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제프나 콕스 교수(캐나다 달하우지대학 심장내과)는 ROCKET AF 임상과 관련 "프라닥사는 위장관 출혈에 있어서 환자의 나이와 비례한다"며 "다비가트란 150㎎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출혈 리스크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캐나다에서는 바디가트란 150㎎는 80세 이상에서는 투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위장관 출혈이 많아진 것은 그동안 많은 의사들이 고연령 환자에게 다비가트란 150㎎를 부적절하게 투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콕스 교수는 "다비가트란 110㎎은 와파린 대비 뇌졸중 예방효과가 가장 낮으며, 다비가트란 150㎎은 허혈성뇌졸중에서 가장 효과적이지만 75세 이상에서 위장관 출혈이 있기 때문에 젊은 환자에서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 "리바록사반은 75세 이상에서 다비가트란보다 좋다"며 "다비가트란보다 치료범위가 훨씬 넓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리바록사반도 위장관 출혈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솔직히 와파린과 비교해 더 높았다"고 말했다. 또 "ROCKET AF 연구에서는 고위험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위장관 출혈이 더 높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장관 출혈보다 두개내 출혈 감소가 더 중요
RE-LY 연구의 공동연구책임자인 마이클 에제코위츠 박사(미국 란케나우 의학연구소)는 "다비가트란 150㎎, 110㎎은 잘 조절된 와파린 대비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발생 위험과 혈관질환 관련 사망률, 모든 유형의 출혈 방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며 와파린 대비 경구용 항응고제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또 "다비가트란 150㎎은 75세 이상 환자군에서 위장관 출혈 방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료진은 환자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제코위츠 박사는 "위장관 출혈의 발생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분명한 것은 두개내 출혈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지만 위장관 출혈은 상대적으로 그 위험도가 상당히 적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비가트란 투여군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심근경색 발병률은 와파린과 비교해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새로운 항응고제의 등장으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 약을 선택하는 폭이 넓어진 만큼 출혈 위험성과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들에게는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