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앞 외로운 시위, 대구 김미라 원장을 만나다
지난 7일, 땡볕이 내리쬐는 한낮의 더위에도 그녀는 길 한가운데 서 있었다.
대구에서 개원 중인 김미라 원장(그랜드미래외과의원)은 지난 4월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1인 시위를 시작한 지 어느 덧 두 달. 무엇이 그녀를 거리로 내몰았을까.
"대구에서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2007년 개원해 5년째 정직하고 성실하게 진료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보람과 사명감도 누구보다 컸어요. 그 일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도 그렇겠죠."
그녀는 최근 9개월치 진료비를 전액삭감 당하는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하지정맥류 수술 급여비 전액이 심평원 심사과정에서 모두 조정됐다. 답답한 마음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2차례의 이의제기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유는 제출자료 미비. 급여여부 판단을 위해 청구시 역류 초음파 사진을 첨부하도록 하지정맥류 관련 고시가 개정된 것을 미처 알지 못해 생긴 일이었다.
"삭감 이유를 물으니 2011년 초 하지정맥류 심사기준이 바뀌어 역류 사진 없이는 급여인정을 받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몰라서 그랬다'고 설명하고 추가로 자료를 냈는데 사진에 환자 이름이 없어 환자 본인인지 확인할 수 없고 역류가 미미하다는 등 다른 이유를 대며 이의신청을 기각했어요. 결국 진료비 전액이 삭감됐죠. 치료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초음파 자료가 없다고 진료비를 한푼도 줄 수 없다는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심사 조정된 진료비는 모두 3억원 규모. 병원 운영도 힘들어졌다.
"거의 1년을 여기저기 돈을 꾸어가며 운영해왔는데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네요. 밀린 세금이며 직원들 월급까지 감당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심평원의 횡포에 힘겨워하는 의사가 저 뿐만은 아닐거예요. 심평원의 독불장군식 심사행태가 개선될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 심평원 대구지원 측은 "보험대상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적절한 기록을 제출하지 못해 기준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면서 "이의신청 절차도 모두 마무리되어 더이상 심평원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