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의사협의회 "안전한 병원환경 조성해 달라" 성명서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29일 진료실 폭력은 결코 용인해서는 안된다며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범의료계는 물론 정부와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병의협은 지난 8월 17일 발생한 여의사 흉기 피습 사건과 관련,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의 얼마나 더 큰 희생이 있어야 하는가"라며 "안전한 병원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회의원·보건복지부 장관·모든 병원 경영자를 비롯해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보건의료계 회장들이 최선의 노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병의협은 "상담을 받던 환자에게 가슴과 배 부위를 세 차례 흉기에 찔려 두 번의 대수술을 받은 이 사건은 의료인의 폭행 사례 중 극히 하나의 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송경준 서울의대 교수(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가 지난 5월 한국병원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응급의학과 의사의 직무 만족도 스트레스' 주제발표를 살펴보면 조사대상 의사의 80.7%가 폭언을, 50%가 폭행을 경험했으며, 39.1%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답했다.
병의협은 "의료인 폭행의 피해는 본인 외에 가족과 소속 병원, 나아가서는 모든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불특정 다수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진료 중 협박·위계·위력 그 밖의 방법을 이용한 방해 행위와 의료인에 대한 폭행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서도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진료실에서의 폭력 문제는 제도의 개선이 없이 환자와 의사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최선의 진료는 의사의 자율성이 보장된 제도 하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소신있는 진료를 펼쳤을 때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의협 회장 외에 타 의료인 소속 중앙회 회장들도 병원 내의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범의료인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병원 경영자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안요원 배치 ▲신변안전을 위한 자체 시스템 구축 ▲정기적인 의료인 직무 실태 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 확보 등을 요구하고 중앙회장과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병의협은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서도 "당리당략과 정쟁을 떠나 의료인이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안전한 병원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며 "법률 및 제도를 위한 진지한 입법과 행정 활동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