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과 장기기증을 위한 바람직한 관리체계

장기이식과 장기기증을 위한 바람직한 관리체계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2.09.21 09:2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명잇기-장기이식관리센터 공동기획
뇌사장기이식 시스템을 갖추자 ①

사단법인 생명잇기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는 생명나눔에 대한 긍정적 인식제고와 뇌사 추정자 발생 때 의료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뇌사장기기증 활성화 의료인 교육 홍보사업'을 벌이고 있다. 의협신문에서는 4회에 걸쳐 장기이식 활성화와 관련한 글 게재를 통해 뇌사장기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사단법인 생명잇기는 2009년 10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법인설립 허가를 받은 단체로 대한이식학회 회원을 중심으로 뇌사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명잇기는 민간단체 홍보요원과 의료인을 위한 교육자료 개발 및 교육,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편집자>

▲ 사진 왼쪽 안규리(서울대병원 내과) 사진 오른쪽 김명규(고대안암병원 신장내과)
불과 10년 전만 해도 장기이식은 국내에서 매년 200여건, 이 중 신장이식은 100건밖에 시행되지 않았지만 1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2011년 한 해만도 전국에서 1556건의 장기이식이 이뤄졌고, 과거 10여건에 불과했던 폐나 심장이식도 130여건을 시행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식을 받아야 하는 장기부전 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는 것에 비해 장기기증자의 수는 턱없이 부족해서 뇌사자로부터 신장이식을 받기를 희망하는 환자들은 평균 4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며, 아직도 많은 말기 환자들은 다급한 심정으로 중국 사형수 등의 장기를 이식 받기 위해 여러가지 윤리적 문제와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해외 원정이식을 감행하고 있다.

뇌사장기이식의 활성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제시돼 왔으며, WHO에서도 이를 위해 노력하여 자국의 환자는 자국의 뇌사장기를 충분히 활용할 방안을 구축할 것을 각국에 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잠재뇌사자 신고제와 뇌사판정 절차 간소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장기이식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등 뇌사장기이식 활성화를 위한 법적 장치들이 마련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장기이식 관련 기관들 간에 상호협력 보다는 지나친 경쟁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이로 인해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장기이식 문화가 왜곡될 우려가 있어서 이를 적절히 관리하고 조율할 수 있는 '국가중앙기관'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즉, 장기이식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운영체제인 장기구득·장기기증 문화확산·장기 등록 및 분배·장기이식 시술 등의 체제를 유기적으로 융합하고 기능을 조율하는 한편, 장기이식 기술을 선진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그림>.

 

우리나라가 당면한 장기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선진국과 같이 뇌사 장기이식을 활성화 시키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368명의 뇌사자가 장기를 기증했지만, 뇌사자로 장기기증을 할 수 있는 환자의 수가 연 2000명 정도로 추정되는 만큼 기증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잠재뇌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009년에는 병원간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뇌사자 발굴을 하기 위해 뇌사자 발굴과 장기구득 활동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독립장기구득기관인 한국장기기증원(KODA)이 설립됐는데 이 기관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병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속적인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뇌사자 장기기증에 부정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에서는 장기기증 문화가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각 홍보단체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장기기증 인지도는 93.5%에 달하게 됐지만, 대부분이 일회성 행사에 따른 단순 인지도에 불과해서 실제 장기기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그러므로 뇌사의 정의 등 내용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일관성있는 내용이 전달될 수 있도록 현재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장기기증 문화 확산 운동을 미국의 'Donate Life' 프로젝트 처럼 집약함으로써 시너지 창출과 교육내용의 일관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장기기증은 국민이 장기부전 환자들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가지고 생명 나눔에 동참을 해야 가능한 만큼,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일반인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인이 장기기증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많은 의사들은 뇌사판정 절차를 잘 모르고 있으며, 장기기증과 관련된 교육을 받은 경우도 매우 낮아 의료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에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식 의료인을 중심으로 '생명잇기'라는 단체가 설립됐는데, 의료인에 대한 교육자료의 개발과 이식관련 단체들과 함께 홍보, 정책개발 등의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 장기이식 문화 확산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한편으로는 이상에 언급한 장기구득, 장기이식 문화 확산, 장기 등록 및 분배 등 이식관련 주요 활동 담당기관들을 지원·감독하고 적극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국가 중앙기구를 확보하는 것은 장기이식 분야의 통합적인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국립 장기이식센터(KONOS)는 (1)장기의 등록과 분배와 (2)장기이식 관리 두 가지 기능을 담당하는 국가 중앙관리기구이다. 그러나 KONOS는 최근 급증하는 이식환자와 이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의학적 상황에서 투명한 장기이식의 등록과 분배 역할만으로도 과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관리 측면에서의 보완이 필요하다.

장기이식 관리 측면에서 스페인은 장기이식분야에서 제일 효율적인 국가중심형 모델을 가지고 있다. 스페인식 모델이라고 불리는 장기이식 시스템은 국민의 지지와 의료진의 철저한 관리 속에 ONT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ONT는 기증장기의 분배·이식 대기자 명단관리·우선순위의 선정·기증자와 수혜자의 조직적합성 분석 등 직접적인 업무에서부터 장기기증 홍보활동·질관리·교육·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의 뇌사장기이식을 지원하고 규제하는 역할까지 총괄하고 있다.

또 지역별·지방별로 국가중앙기관에서 직접 관할하는 분원을 설립해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있다.

스페인은 현재 장기기증건수가 인구 백만명당 34.3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장기기증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하고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장기기증률을 3년 안에 40명으로 늘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장기 이송 체계를 더욱 세밀하게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국립장기이식센터인 UNOS/OTPN의 경우는 스페인과는 달리 각 병원의 코디네이터 그룹이 주도해 창설한 민간단체로 시작해서 1986년 국가의 이식관련 업무를 총괄하도록 위임받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객관적인 이식관련 정책의 수립과 운영을 위하여서 UNOS와 분리된 별도의 자료관리부서인 SRTR을 분리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SRTR은 장기배분과 미국 전역의 이식 관련한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센터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분석된 자료는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이식분야 학문발전에 필수적인 발판이 되고 있다. 실제로 2002년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바탕으로 'Organ Donation Breakthrough Collaboration'정책이 수립된 바 있으며 이러한 정책적 대안은 뇌사자 장기이식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우리나라도 국가중앙기구 내에 보다 전문화된 인력과 시스템을 시급히 확보해서 관련된 정책을 제안, 수립하는 한편 각 운영체제간의 업무를 조율, 평가해서 장기이식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외국과 같이 장기이식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공여자 선정·환자관리 표준화·질관리 등 핵심분야에 대해 명백하고 객관적인 기준 마련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기기증의 수요공급을 평가해 이에 대한 대책을 개발하고, 이뤄지는 업무를 감시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이식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하였으며 최근 의무신고제의 도입으로 뇌사자이식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장기이식은 이식기술 개발과 선진화에 따라서 다양한 의료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이식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급증하고 있어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전문적이고 공정한 국가중앙관리기관이 전략기관으로서 그 기능과 역할을 확대해서 투명하고 정직하게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관리해 나간다면, 각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뇌사자 장기이식의 활성화와 더불어 이식분야에서 아시아 지역의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안규리·김명규 교수 공동집필>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