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로 2mm 미만 병소 잡아낸다

초음파로 2mm 미만 병소 잡아낸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2.09.21 17:2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익 한림의대 교수, 제5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서 발표
'사구종' 등 작은 종양엔 MRI·CT보다 효과 뛰어나…진단성·경제성 우수

많은 이들이 '초음파'하면 산부인과 또는 내과에서 임신 확진과 간·담낭·신장 등의 병적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검사 정도로만 알고 있다. 초음파 검사는 기계의 크기가 작고 검사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검사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확인할 수 있어 적용 가능한 곳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팔다리의 암(양성 및 악성 종양)과 관절을 포함, 근골격계 질환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MRI나 CT와 같은 검사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초음파 장비의 발전과 영상의학의 분야별 전문성이 더해지면서 근골격계 영역의 질환도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굳이 MRI·CT와 같은 고가의 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초음파 검사만으로 그들 검사법에 못지않게 쉽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 후 효과 판정에도 매우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근골격계 질환의 진단을 위한 초음파 검사의 역할 및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익 한림의대 교수(한림대강남성심병원 영상의학과)는 9월 19일 성심병원 한마음홀에서 개최된 '제5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근골격계 영역에서 초음파 영상의 진단학적 도전'이라는 제목을 통해 발표됐다. 양 교수는 CT·MRI 등의 고가 장비에 의한 검사와 비교해 근골격계 영역의 질환을 쉽고 간편하며 비침습성(방사선 조사가 없는)인 초음파 검사로 확진된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 및 초음파 검사의 최신 기법 등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손가락 끝에 생긴 작은 종양으로 동통을 야기하는 '사구종'은 MRI와 같은 고비용 검사를 통해서만 확진이 이뤄졌다. 그러나 MRI는 몸속의 큰 변화를 파악하는데 유용할 뿐 1cm 미만의 초소형 종양을 잡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반 초음파 검사 역시 부위가 작고 올록볼록한 손가락의 특성상 종양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심지어는 말랑말랑한 연부조직 종양의 경우 초음파 탐촉자 기기가 종양의 표면과 닿아 종양의 모양 변형을 야기하기도 했다.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영상의학 전문의라 해도 초음파 검사만으로는 확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 초음파 검사의 한계를 극복한 검사기법이 등장하고 또 우수성을 입증 받으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양익 교수는 2000년대 초부터 'Water Bath Immersion Technique(WBIT)'을 사용하고 있다. 손가락 등 소관절 병소를 침범한 질환을 진단하는데 유용할 뿐 아니라 2mm 이하의 작은 이물질까지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고해상도 초음파다.

기존의 초음파(왼쪽)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WBIT(오른쪽).

바다에서 고기를 잡기 위해 깊은 물속으로 음파를 보내 찾고자하는 어군에 음파가 부딪히고 반사돼 되돌아오는 시간과 양을 체크함으로써 그 형태를 파악하는 초음파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활용한 것으로 환자의 병소 부위를 물에 담그고 초음파 기기를 물 표면에 대어 검사하는 방법이다. 피부에 초음파 기기를 직접 대지 않아 보다 정확한 종양의 크기와 모양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접촉이 없어 모양의 압박 변형이 없고 기존 검사 대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양익 교수는 WBIT 검사 기법이 CT·MRI 등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증례를 통해 입증, 국내 학회뿐 아니라 아시아·호주·유럽영상의학회와 세계초음파학의회 등에서 계속 발표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손에 발생하는 종양 중 빈도수가 5% 미만인 사구종은 동정맥 문합인 사구에 이상이 생겨 손톱과 발톱 밑의 피하조직에 1cm 크기 미만으로 생긴다. 이 질환은 국한된 부분에 통증과 압통이 심한 것이 특징으로 차가운 물에 통증 부위를 넣으면 강도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초음파 검사 결과 저에코로 보이며 색도플러 초음파에서 풍부한 혈류가 확인되면 사구종을 의심할 수 있다. WBIT를 이용한 고해상 초음파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X-선, MRI와 같은 검사에서도 찾지 못한 초소형 크기의 종양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양익 교수가 지난 2010년 3월부터 2년 동안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에서 고해상 초음파 검사법을 통해 사구종 진단을 받은 환자 15명에 대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분석 결과 15명 중 9명은 X-선 검사에서 손가락에 미미한 정도의 골변형만 확인 가능했을 뿐 그 외의 다른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아 사구종을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물론 MRI와 고해상 초음파 검사 모두에서 15명의 사구종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영상의 질적 우수성, 진단에 필요한 시간, 비용 등을 비교해봤을 때 MRI 검사보다는 고해상 초음파 검사가 더 우수했다. 분석 결과 고해상 초음파는 2~8mm(평균 4.3mm) 크기의 사구종양까지 진단 가능했다.

또 힘줄과 인대파열 등의 외상성 질환, 건염, 활막염 등의 염증성 질환, 그 외 다양한 종류의 악성 및 악성 근골격계 종양 등을 진단하는데 있어서도 고해상 초음파 검사가 MRI보다 효율적이며 결과면에서 앞섰다.

양익 교수는 고해상 초음파 검사가 사구종양뿐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을 진단하는데 MRI 검사보다 유용하다는 점을 대한초음파의학회 춘계학술대회 등과 같은 여러 학술대회에서 지속적으로 발표 또는 강의해오고 있다.

외상에 의해 손·발 등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경우 그것이 방사 비투과성인 금속과 유리·돌가루 등이며 크기가 좀 크면 때에 따라서는 X-선 검사만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물질이 매우 가느다라면서 부서진 나무조각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단순 방사선 검사로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럴 때는 양익 교수가 주료 이용하는 고해상 초음파 검사가 답이다. 1mm 이하의 작은 크기의 이물질도 거뜬히 찾아낼 수 있어서다.  정확한 영상진단은 임상과에서의 손쉬운 치료로 이어져 환자가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병원에 대한 대외이미지를 높이는데도 영향을 미친다.
근골격계 질환을 진단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영상 검사는 X-선 촬영검사다. 이후 병변의 크기와 조직의 구성, 주변 조직의 침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MRI와 같은 영상 검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음파 검사만으로 위와 같은 검사를 생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관절 초음파 검사는 애초 소아의 고관절 삼출액 및 선천성 고관절 탈구 등을 진단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고관절, 견관절 등과 같은 큰 관절에서부터 팔꿈치, 손목, 발목, 손, 발, 손가락, 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 이르기까지 그 유용성이 입증돼 점차 검사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컴퓨터 기술과 영상장비의 발달에 힘입어 근골격 영역에서 고해상도 초음파 검사의 활용도와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영상의학과에서는 해부학적 위치가 표재성인 손과 손목관절의 국소적 이상 확인 시 초음파 검사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검사기기의 이동이 쉬워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영상장비의 발달로 고해상도의 영상도 얻을 수 있다. 색, 파워 도플러 영상으로 충혈 변화와 종양의 혈관 분포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으며 파노라마 영상을 통해 확장된 병소의 범위까지 전반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신종 영상기기에 장착이 된 탄성초음파 검사법은 종양의 단단한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고, 역동적, 동영상 초음파 촬영 등을 통해 환자와 검사를 의뢰한 임상의사의 영상 이해도도 높이고 있다.

초음파의 장점은 종양의 크기에 상관없이 손쉽게 빨리 그 자리에서 종괴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직접 의사가 환자를 보면서 검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역동적 검사가 가능하고 피부 및 피하지방층에 위치하는 표재성 종양 등의 병소를 모양의 변형이나 왜곡 없이 그 자체로 확인할 수 있다.

양 교수는 "가장 종합적인 영상검사의 하나인 초음파검사법은 편의성과 신속성, 정확한 진단성, 경제성 등과 같은 장점으로 근골격계 병변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앞으로 그 역할과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