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안 개구리 1500여명, 울타리를 뛰쳐나오다

병원 안 개구리 1500여명, 울타리를 뛰쳐나오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10.0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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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젊은 의사 포럼 성황리 개최…선언문 발표 '눈길'
"대학생으로서 사회와 소통·교육 권리 찾겠다" 포부 밝혀

▲ 올해로 두 번째 개최된 '젊은 의사 포럼'에는 1500여명의 참가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사진은 전시장 로비에 마련된 각종 의대생 커뮤니티 홍보 부스들. ⓒ의협신문 이은빈
전국의 예비의사와 전공의, 공보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채로운 강연과 파티를 즐기는 축제의 장을 열었다. 6~7일 일산 킨텍스에 집결한 이들 젊은 의사는 지역과 소속을 잊고 청춘이란 이름 아래 우정을 쌓았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1562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2회 젊은 의사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지난해 첫 포럼에서 300명 안팎의 인원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1년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꿈이 번지다-병원 안 개구리들, 세상을 탐하다'를 타이틀로 내건 이번 포럼은 의대·의전원생이 의학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고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6일 포럼은 안철수 대선 후보자의 아내이기도 한 김미경 서울의대 교수가 연자로 나서 '당신의 꿈에 융합을 더하라!'를 주제로 강연을 펼쳐 포문을 열었다.

이밖에 ▲의사들이 해주지 않는 건강이야기(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젊은 의사의 미래: 우리의 자세는?(김일호 전 대전협 회장) ▲1박2일 나영석과 꿈을 말하다(나영석 PD) ▲당신의 의사상을 생각해보는 골든타임(이국종 아주의대 교수) 등의 강연이 진행됐다.

저녁 무렵부터 시작한 야외 와인파티는 새벽 1시까지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밴드 공연과 화려한 레이저쇼, 인기가수 오렌지캬라멜의 등장에 열광한 참석자들은 와인과 리듬을 즐기며 청량한 가을밤과 하나가 됐다.

▲ 총회에 참석한 의대생들이 '젊은 의사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7일 한마음 전국의사가족대회 시작에 앞서 열린 젊은 의사 총회에서는 대공협을 제외한 의대생, 전공의들이 참석해 각각의 아젠다를 발표하고, 공동 선언문을 낭독해 관심을 모았다.

사회와의 소통을 키워드로 발언대에 나선 최대규 경희의전원 학생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대생의 '의'자에 주목하지만, 나는 '대'자에 주목하고 싶다"면서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거만하지 않은 젊은 열정이 있기에 사회와의 소통을 고민하고, 그들의 아픔을 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서남의대 학생회장은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를 접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게 쉽지 않지만, 부끄럽다고 해서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나왔다. 학생들의 첫 번째 권리는 교육 받을 권리"라고 언급하면서 "이제는 교육 권리를 찾는 능동적 주체로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진 선언식에서 젊은 의사들은 "세계 인권 선언, 세계 의사회 선언 및 대한의사협회 윤리강령과 국가 공동체 현실에 의거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고 밝히고 환자의 건강 유지와 인권 수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선언문에는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존엄성과 인권은 양도할 수 없는 가치이며, 이러한 권리는 개인의 건강이 유지됨으로써 비로소 발현된다"는 것을 확인한 1항에서부터 의사 윤리, 역량 획득 등 10가지 조항이 열거돼 있다. 다음은 '젊은 의사 선언' 전문.

세계 인권 선언, 세계 의사회 선언 및 대한의사협회 윤리 강령과

국가 공동체 현실에 의거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존엄성과 인권은 양도할 수 없는 가치이며, 이러한 권리는 개인의 건강이 유지됨으로써 비로소 발현된다. 

2. 모든 인간은 건강할 권리가 있으며, 의학은 인간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유지를 위해 존재한다. 

3. 젊은 의사는 환자의 건강 유지와 인권 수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4. 젊은 의사는 높은 의학 교육 수준을 유지하며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 

5. 의학 교육은 젊은 의사/의대생에게 의학 실습경험을 통해 기본적 의술을 갖추게 하기 위함이며, 의학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6. 젊은 의사는 의학 교육을 받음으로써 의사 이외의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것이 매우 제한되고 있음을 인지한다. 

7. 젊은 의사에게 기본적 의학 역량을 획득하는데 필요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길 때에는 의학 교육 가치에 대해 스스로 재고해야 한다. 

8. 젊은 의사 개개인은 자신의 환자를 직업적 판단에 의해 치료하고 시술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며, 젊은 의사의 자율성과 주체성은 환자의 건강 증진을 위해 독립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9. 젊은 의사는 의사 윤리에 반하는 어떠한 압력에도 저항하며 인류 봉사를 위해 노력한다. 

10. 젊은 의사의 단체 행동은 다른 사람의 간섭 없이 전문가적 판단과 사명감에 따라 환자를 진단, 치료할 수 있는 권리를 강화하고 보장하기 위함이다. 

2012. 10. 7 

 

▲ 7일 열린 젊은 의사 총회. 의대생과 전공의의 아젠다 발표 및 공동 선언문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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