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성 한림의대 교수, 제3회 한림-파도바 국제학술심포지엄서 발표
'렙틴', 천식 증상 야기하는 기도과민성과 연관…"비만-천식 동반 가능성"
과도하게 살이 찐 소아의 경우 혈중 렙틴 수치가 높을 때 운동으로 유발되는 기도과민성이 동반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처음으로 입증됐다. 그동안 비만에서 증가되는 렙틴과 천식의 특징인 기도과민성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연구결과뿐 아니라 의학자에 따라 '그렇다'와 '아니다'로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번에 운동유발 기관지 과민성 연구를 통해 연관성이 밝혀진 것이다.
백혜성 한림의대 교수(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가 9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한마음홀에서 열린 '제3회 한림-파도바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천식소아에서 혈청 렙틴, 아디포넥틴과 운동유발기관지 과민성과의 관계' 연구논문에 따르면 지방에서 분비되는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이 염증매개 물질인 류코트리엔의 분비와 연관되고 운동유발 기도과민성과 연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천식환자 중 12세 미만의 소아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0%이며,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질병부담 연구 결과에서도 소아청소년기의 질병부담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들어 소아질환 중 눈에 띌 만큼 증가세를 보이는 질환은 비만과 천식이다. 특히 비만은 유병률이 2000년대 들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천식 역시 소아 만성질환 중 가장 흔할 만큼 환자수가 늘어났다. 이는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육류·인스턴트식품과 같은 고열량 음식을 즐겨먹는 식이습관의 변화, 활동량 부족과 같은 생활습과의 변천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질환의 유병률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지금까지 의학계는 지속적인 역학 연구를 해왔다. 비만과 천식의 특징인 기도과민성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해왔지만 연구자들마다 상이한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혼란이 있어왔다. 놀라운 것은 상이한 연구결과를 내놓은 이들 모두 기도과민성을 평가하는 연구방법 중 메타콜린 유발검사만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기도과민성은 기관지 유발검사를 통해 평가하는데 일반적으로 약제를 평활근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기관지 수축을 유발하는 메타콜린 유발검사와 운동이나 삼투성 자극과 같은 물리적인 자극과 같이 염증세포와 신경세포에서 매개물질을 분비토록 함으로써 2차적인 기관지 수축을 유발하는 운동유발검사를 흔히 사용한다. 운동유발검사를 사용해 비만과 기도과민성과의 연관성을 관찰한 연구는 모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백혜성 교수는 렙틴이 운동유발 기도과민성과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1년부터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와 청소년웰빙센터를 찾은 소아가운데 비만이면서 동시에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와 정상 소아 7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혈액검사를 통해 지방조직에서 생성, 분비되는 단백질인 렙틴과 아디포넥틴 등의 수치를 확인하고 천식환자에게서 기본적으로 진행하는 운동유발검사 역시 실시해 기도과민성의 정도를 파악했다. 연구 결과 뚱뚱할수록 혈중 내 분포도가 높은 렙틴은 운동유발 기도과민성과 유의 있는 양의 상관관계에 있었으며 반대로 뚱뚱할수록 혈액 내 수치가 낮은 아디포넥틴과 운동유발 기도과민성은 음의 관계를 보였다.
백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비만 그 자체가 전신적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특성에 의거한 것으로,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가 지방조직으로 들어가 염증성 렙틴·아디포넥틴을 생성하고 이것이 기관지 수축을 야기하는 염증매개 물질인 류코트리엔과 프로스타글란딘 등의 합성 증가를 초래해 기도과민성 증가와 연관되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뚱뚱할수록 기도가 쉽게 좁아지며 비만일수록 운동에 의한 기도과민성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Annals of Allergy>와 <Asthma& Immunology>에 처음으로 보고했으며, 지난 3월과 6월에는 혈청 렙틴이 류코트리엔과 프로스타글란딘 생합성에 필수적인 효소인 포스포리파제와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을 추가해 미국알레르기학회와 유럽알레르기학회에 초록으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백혜성 교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뚱뚱할수록 혈중 수치가 높은 렙틴이 기관지 수축을 일으키는 류코트리엔 염증매개 물질의 분비와 연관되고 운동유발 기도과민성과도 관련있다는 연구는 처음"이라며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만치료도 병행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