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협상 태도 비난..."시나리오 짜놓고 움직인 듯"
의협 대표로 이번 수가협상에 나선 윤용선 의협 보험·의무전문위원은 16일 인터넷 의사 커뮤니티에 협상단의 일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올린 글을 통해 "그들(건보공단)의 몰상식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윤 위원은 "우리 협상팀은 최상의 결과를 반드시 이끌겠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했다"며 "원래 협상이란 것이 하나의 사안만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안으로부터 파생된 여러 가지 조건을 함께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이득이 사안들을 정리하며 서로간의 갈등상황과 양보를 거쳐 일괄 타결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위원은 "협상 시한 하루 전날 공단으로부터 통보받은 협상안을 들은 순간 과연 공단이 협상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웠다"며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와 총액계약제, 성분명처방과 같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대조건을 내걸고, 반면에 우리 측이 제시한 부대조건에 대해서는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팀 역시 총액계약제나 성분명처방은 거론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반박하고, 특히 성분명처방의 경우 생동성시험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 약제비 절감 효과 미미, 환자의 약 선택권 제한 등의 이유를 들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의약품 리베이트 문제가 언급되며 양자 간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특히 공단 측의 협상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건 협상도 아니다. 그냥 일방적으로 던져놓고 받아가려면 받아가고 말라면 말라는 식이었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또 "더욱 분노하는 것은 우리가 제시한 부대조건은 모두 무시하며 낮은 수치의 수가인상률을 고집한 반면, 대체조제활성화나 노인의료비감소 등 공급자의 부대조건을 들어주며 약사회와 병협에 후하게 수가를 인상시켜준 공단의 처사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애초부터 협상결렬이라는 시나리오를 짜놓고 그 각본대로 움직인 것이 아닌가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며 공단 측이 협상 결렬을 계획적으로 유도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또 "병협과 약사회의 수가를 대폭 올려준다는 것은 결국 의원급 의료기관을 의도적으로 말살시키겠다는 것인데, 아무리 의협과 감정이 있다 해도 자신들 말을 듣지 않는다며 전체 보건의료체계의 붕괴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펼 수 있는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들의 몰상식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와함께 "협상 과정에서 마치 협상팀이 성분명처방에 대해 검토한 것처럼 알려져 혼란과 분노를 야기한 점 사죄드린다"며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