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의사회 4일 학술대회서 피부미용실 부작용 사례 발표
209례 중 160례 피부미용실서 발생…평생 후유증 남기도
차승훈 대한피부과의사회 부회장(하당우리고운피부과)은 4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 15회 추계심포지엄을 통해 '피부미용실에서 발생한 부작용 사례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차 부회장과 전지승(해군1함대 의무대)·전우형(탱탱피부과)·심재홍(강남CNP차앤박피부과) 회원은 2004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피부과의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들이 사진과 함께 보고한 총 209례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한 결과, 77%(160례)가 피부미용실에서 시술을 받은 후 발생한 부작용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현행법상 의료행위인 박피·레이저치료 등이 피부미용실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고, 실제 부작용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국민의 피부건강에 중대한 위해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작용 종류는 흉터 및 궤양이 28%(44례)로 가장 많았고, ▲염증 후 색소침착 21%(33례) ▲접촉피부염 같은 알러지반응 14%(23례) ▲바이러스 감염 12%(19례) ▲피부화상 10%(16례) ▲진균성 모낭염 9%(15례) ▲자극성 피부염 8%(13례) ▲육아종 6%(10례) 등으로 파악됐다.
피부미용실에서 이뤄진 시술로는 문신이 19%(31례)로 가장 많았으며, 점 및 검버섯 제거 16%(26례)·기미나 색소성질환 치료 15%(24례)·여드름 치료 14%(23례)·융비술 7.5%(12례) 등이었다.
시술의 종류로는 박피 21%(34례)·문신 19%(31례)·레이저-IPL시술 16%(26례)·마사지 14%(23례) 등을 비롯해 전기소작술·필러주입·고주파치료·미세침치료(MTS) 등 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불법 치료행위가 주를 이뤘다.
차 부회장은 "피부과학회와 함께 피부미용실에서의 부작용에 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의료기기의 출력을 낮춰 미용기기로 허용하기 위한 정부의 미용사법(공중위생관리법 전부개정안) 발의 계획은 국민의 피부건강을 도외시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미용사법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이 추진했으나 피부관리실이 합법적으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줘 유사의료행위가 성행할 것이라는 의료계가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자부품연구원에 발주한 이·미용기기도입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대로 법안을 마련해 다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을 예고했다.
기자간담회를 연 최성우 대한피부과의사회장은 "피부미용실에서의 불법 의료행위는 국민의 피부건강을 위협하고, 평생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절대 허용해서는 안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지환 피부과의사회 기획정책이사는 한의사에게 34개 물리치료를 한의사들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황 이사는 "34개 항목 가운데 하나인 한방경피자외선치료는 의과 중에서도 피부과전문의만 할 수 있도록 제한할 정도로 고도의 안전성과 전문성을 갖춰야 함에도 정부는 국민의 피부건강과 부작용 문제를 감안하지 않은 채 의과물리치료에 한방이라는 이름만 추가해 허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