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New ESC Guideline Update for the management of atrial fibrillation |
2012년 8월 새로 개정된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리바록사반·다비가트란·아픽사반) 전략이 반영된 심방세동 환자 관리의 새로운 지침이 소개됐다.
심방세동 환자에서의 항응고제 지침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 지침의 중추는 심방세동이 있을 때 판막성 심방세동(valvular atrial fibrillation)이면 와파린(비타민 K 길항제)을 사용하는 것이다. 판막성 심방세동이 아닌 경우 여성을 포함해 65세 미만의 구조적인 심질환이 없는 고립성 심방세동(lone atrial fibrillation)이면 경구용 항혈전제(anti-thrombotic agent)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이외의 경우는 CHA₂DS₂-VASc score를 이용해 뇌졸중 위험을 평가하고, 0점일 경우 항혈전요법을 적용하지 않으며, 2점 이상일 경우 반드시 항응고요법을 사용하되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의 투여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와파린 사용도 허용한다. 1점인 환자에서는 환자의 출혈 위험과 선호도를 고려해 항응고제 사용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그림 1>.
▶2012년 ESC 가이드라인: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혈전색전증 예방을 위한 항혈전요법
이번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 평가에 있어 CHA₂DS₂-VASc score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CHADS₂score 상에서 0점은 비교적 저위험의 안전한 환자군을 의미했지만 뇌졸중 발생률이 연간 1.5%를 초과하는 위험군 환자를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 따라서 Swedish Atrial Fibrillation cohort study를 통해 65∼74세의 사람이 허혈성 뇌졸중 병력과 유사한 뇌졸중 위험을 갖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해 환자를 세분화 할 수 있는 CHA₂DS₂-VASc score로 개정했다.
▶ 일반 지침
2012년 ESC 가이드라인의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혈전색전증 예방을 위한 항혈전요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CHA₂DS₂-VASc score가 0점(예: 65세 미만의 고립성 심방세동)으로 저위험군이며,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에게는 항혈전요법이 권고되지 않는다(Class I, Level B).
CHA₂DS₂-VASc score가 2점 이상인 경우에는 경구 항응고요법으로 비타민 K 길항제 조절용량(INR 2-3), 또는 Xa인자 억제제(리바록사반과 아픽사반), 또는 직접 트롬빈 억제제(다비가트란)가 금기사항이 없는 한 권고된다(Class I, Level A).
CHA₂DS₂-VASc score가 1점인 경우에는 경구 항응고요법으로 비타민 K 길항제 조절용량(INR 2-3), 또는 리바록사반과 아픽사반, 또는 다비가트란이 출혈 합병증 위험의 평가와 환자 선호도에 근거해 고려돼야 한다(Class IIa, Level A). 또, 65세 미만의 고립성 심방세동 여성 환자로, 성별로 인해 CHA₂DS₂-VASc score가 1점을 기록한 경우에는 저위험군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항혈전요법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권고함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줄이고자 했다(Class IIa, Level B).
▶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 관련 지침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의 투여와 관련된 지침을 살펴보면, 와파린을 기본 약제로 투여하되 와파린 사용 시 부작용을 경험했거나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수치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불가능한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한다(Class I, Level B). 항혈전요법을 새롭게 시작할 경우 대부분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임상혜택(net clinical benefit)을 근거로 해 비타민 K 길항제 조절용량보다는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의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Class IIa, Level A). 중증 신장애 환자(CrCl <30mL/min) 환자에서는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의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다(Class III, Level A).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의 종류에 따른 세부 권고사항을 살펴보면, 리바록사반은 20mg QD 용법이 선호되고(Class I, Level A), HAS-BLED score가 3점 이상이거나 중등도 신장애 환자(CrCl 30∼49mL/min)의 경우에는 15 mg QD 용법으로 투여할 것을 권고한다(Class IIa, Level C). 다비가트란은 150 mg bid 용법이 선호되며(Class I, Level A), HAS-BLED score가 3점 이상이거나 중등도 신장애 환자인 경우를 비롯해 80세 이상(일본의 경우 75세 이상), 또는 베라파밀이나 아스피린과 같은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에 있어서는 110mg bid 용법으로 복용할 것을 권고한다(Class IIa, Level B). 중증 신장애 환자 환자에서는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의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다(Class III, Level A).
토 의
▶최기준: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 가운데 가장 처음 들어온 다비가트란이 최근 약가를 받아 내년 1월경에는 임상에서의 사용이 원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입안 예고된 보험 급여 기준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중 고위험군에서 와파린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와파린에 과민반응, 금기, INR 조절 실패 등)로 소견서를 첨부토록 되어있습니다.
고위험군의 기준은 CHADS₂score가 2점 이상인 환자가 해당되는데, 혈전색전증(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 전신성 색전증)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 또는, 다음 5가지(75세 이상, 심부전, 고혈압, 당뇨병, LVEF<35% 또는 fractional shortening<25%) 중 2가지 이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해당됩니다.
추가적으로 허가사항 중 사용상 주의사항을 참조해 임상적으로 유의한 출혈환자, 중증 신장애 환자 등에는 투여하지 않도록 합니다. 리바록사반에 대한 급여 기준도 현재 심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심방세동 환자에 있어 뇌졸중 예방은 ROCKET AF study 디자인 등을 고려할 때 다비가트란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가로 리바록사반은 뇌졸중의 예방뿐만 아니라 DVT 치료 적응증도 함께 검토돼 조만간 임상에서 새로운 항응고제 사용이 원활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영근: 2012년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CHADS₂이상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ROCKET AF study을 고려할 때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가 기존의 와파린보다 뇌졸중 위험 및 출혈 가능성을 감소시키므로 1차 권고약제로서 사용이 가능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기준: 개인적으로 실제 임상에서 특히 전기적인 심율동전환 시 와파린만 사용해 적절한 INR수치에 도달하려면 2∼3달 이상 소요가 되기 때문에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의 사용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GARFIELD - International real-world Afib registry |
GARFIELD(Global Anticoagulant Registry in the FIELD) registry는 전 세계 심방세동 환자의 현황을 담는 학계 연구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데이터를 비롯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데이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GARFIELD registry의 목적 및 진행 현황
GARFIELD registry는 국제적 다기관 관찰 전향 연구로, 새로 진단된 비판막성 심방세동 및 적어도 1개 이상의 뇌졸중 추가 위험인자를 지닌 환자를 대상으로 해 실제 임상에서 치료의 진행을 관찰하기 위해 설계됐다. 혈전성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 경구용 항응고제 또는 약물학적 요법을 시작한 환자와 요법을 사용하지 않는 환자를 포함한다.
대상 환자가 일상적인 진료 환경에서 치료받는 양상을 평가하고, 허혈성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systemic embolisation)의 발생률을 확인하며, 출혈 합병증의 발생, 치료의 지속성(약제 투여의 중단, 변동, 치료 전략의 변화), 와파린 투여 시 INR 수치 변동을 나타내는 환자의 임상 결과를 평가했다.
5년 동안 매년 하나씩 총 5개의 독자적인 GRAFIELD 코호트를 출범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일차 코호트는 아메리카·유럽·아시아 등 19개국을 포함했고, 이차 코호트에서는 11개의 국가가 추가돼 총 30개국이 참여하게 됐다. 일차 코호트에서는 약 1만명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고, 이차 코호트는 현재까지 약 5000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2012년 10월 일차 및 이차 코호트에 등록된 총 환자 수는 1만 5917명이며, 이 가운데 한국인은 1870명이다.
GARFIELD registry 일차 코호트 분석 결과
▶ 등록된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
사전 동의서를 작성한 18세 이상 남녀에서 최근 6주 이내 심방세동이 새로 진단된 환자로, 만성 심부전 및 고혈압, 51세 이상, 당뇨병, 뇌졸중/일과성 허혈 발작 중 적어도 1개 이상의 추가적인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대상으로 선정됐다.
일차 코호트에 참여한 1만 537명의 임상적 특징(baseline characteristics)을 살펴보면, 70.2±11.2세로 여성은 43%를 차지했으며, 체질량지수(BMI)는 27.5±5.3kg/m2였다. 동양인은 25%로, 비교적 높은 비율이었으며, 전체 환자의 9%가 한국인이었다. 흡연인의 비율은 10%였으며,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는 78%였다.
참여 환자의 심방세동 유형을 분류한 바에 의하면 25%(n=2,626)가 영구성 심방세동, 18%(n=1,902)가 지속성 심방세동, 27%(n=2,879)가 발작성 심방세동, 나머지 30%가 신규 진단 심방세동 환자였다.
▶ 뇌졸중 위험 프로파일 분석 결과
뇌졸중 위험 프로파일은 CHADS₂score를 이용해 평가했으며, CHADS₂위험인자 가운데 고혈압환자는 78%, 당뇨병 환자는 22% 정도였으며, 1점 이상인 환자의 수가 92%, 2점 이상인 경우가 57%를 차지했다.
CHA₂DS₂-VASc score로 평가한 뇌졸중 위험 프로파일에서도 97%의 환자가 1점 이상이었고, 83%의 환자가 2점 이상으로 CHADS₂score를 이용한 프로파일과 유사했으며, 점수가 2점 이상인 고위험군 환자가 많이 포함됐다.
▶ 뇌졸중 치료 현황 분석 결과
CHA₂DS₂-VASc 또는 CHADS₂score가 2점 이상인 모든 환자는 금기에 해당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비타민 K 길항제 항응고요법을 받아야 한다. 일차 코호트에서는 CHA₂DS₂-VASc 및 CHADS₂score가 0∼1점에 해당하는 저위험군 환자의 약 40%가 와파린을 투여 받았고, 2점 이상 고위험군 환자의 약 60%가 와파린을 투여 받아 항응고요법이 뇌졸중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제대로 처방되지 않고 있으면서, 뇌졸중 위험이 낮은 환자들에서는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GARFIELD registry의 한국인 데이터
▶ 등록된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
일차 코호트에 참여한 한국인 1386명의 임상적 특징을 살펴보면, 64.5±11.3세로 여성은 36.8%를 차지했으며, 체질량지수(BMI)는 24.7±3.3kg/m2였다. 흡연인의 비율은 17.4%였으며, 유럽 환자들보다 뇌졸중 위험도는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심방세동 유형을 분류한 자료에 의하면 13%(n=178)가 영구성 심방세동, 24%(n=336)가 지속성 심방세동, 28%(n=387)가 발작성 심방세동, 나머지 35%(n=485)가 신규 진단 심방세동 환자로, 글로벌 데이터와는 영구성 심방세동 환자수가 적고,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수가 많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 뇌졸중 위험 프로파일 분석 결과
CHADS₂score를 이용한 뇌졸중 위험 프로파일에서는 고혈압 환자 65%, 당뇨병 환자 21%로 5가지 인자 모두 글로벌 데이터보다 적거나 유사했고, 0점인 환자 18%를 비롯해 1점인 환자의 수가 43%, 2점 이상인 경우가 39%를 차지했다. 글로벌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저위험군과 중등도 위험군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고, 고위험군이 적은 편이었다.
CHA₂DS₂-VASc score로 평가한 뇌졸중 위험 프로파일에서는 91.6%의 환자가 1점 이상이었고, 68%의 환자가 2점 이상이었다. CHADS₂score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저위험군과 중등도 위험군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고, 고위험군이 적은 편이었다.
▶ 뇌졸중 치료 현황 분석 결과
CHADS₂score에 따른 항응고요법(thromboprophylaxis)을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0∼1점에 해당하는 저위험군 환자의 약 30%가 와파린을 처방 받았고, 2점 이상 고위험군 환자의 약 50%가 와파린을 처방 받아 모든 환자군에서 글로벌 데이터보다 와파린의 사용량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임상연구에 비해 이 registry에서는 고위험군 환자로 갈수록 와파린 투여가 이뤄지는 환자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그림 2>.
CHADS₂score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의 항혈전제 사용을 비교한 결과에 의하면, 유럽의 경우 0점의 저위험군 환자에서 와파린의 사용이 과도하게 이뤄지는 반면, 아시아의 경우 2점 이상의 고위험군 환자에서 와파린의 적극적인 투여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CHA₂DS₂-VASc score에 따른 항응고요법을 확인한 자료에서는 0∼1점에 해당하는 저위험군 환자의 약 25%가 와파린을 처방 받고 있었으며, 2점인 환자는 와파린 처방이 필요한데 약 40%의 환자만이 와파린 처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적응증의 경계면에 해당되는 환자의 절반 정도가 와파린을 사용하고 있으며, 저위험군 환자의 일부에서 와파린 투여가 이뤄지고 있었다.
CHA₂DS₂-VASc score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의 항혈전제 사용을 비교한 결과에 의하면, CHADS₂score와 마찬가지로 유럽은 저위험군 환자에서 와파린의 사용이 과도한 반면, 아시아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와파린의 적극적인 투여가 이뤄지지 않았다<그림 3>.
결 론
GARFIELD registry의 일차 코호트 결과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기존 지침이 많은 환자들과 다양한 환자군 사이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비타민 K 길항제가 뇌졸중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제대로 처방되지 않고 있으면서 뇌졸중 위험이 매우 낮은 환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만을 분류해 분석한 결과에서는 비타민 K 길항제의 전반적인 사용이 유럽과 비교했을 때 적었고, 고위험군에서 와파린의 처방이 이루어지지 않은 환자의 비율은 CHADS₂score에서 46%, CHA₂DS₂-VASc에서 54%로 유럽보다 높았다.
토 의
▶최기준: 뇌졸중 유형에 따른 분류에서 영구성 심방세동 환자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지요?
▶장성원: GARFIELD registry 후향적 관찰에 포함돼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기준: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경험이 없고, 진단 시기의 간격이 길지 않은 환자가 6주 이내 처음 심방세동으로 진단된 경우만 해당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상원: 참여한 환자 가운데 동양인의 국가별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요?
▶오세일: 약 2500명 가운데 1300명 가량이 한국인이고, 나머지 약 1200명 가운데 800여명 가량이 중국인, 300여명 가량이 일본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기준: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인의 등록 비율이 높은데, 경쟁적 환자등록(competitive enrollment)이었는지요? 또, 모든 코호트의 추적 관찰 기간은 2년입니까?
▶오세일: 아니오. 일차 코호트는 독일 다음으로 한국이 많은 환자를 등록할 수 있도록 배정받았습니다. 추적 관찰 기간은 2년 입니다.
Novel oral anticoagulants in stroke prevention in AF - ROCKET AF |
리바록사반의 특징
INR 조절이 어려운 와파린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리바록사반은 선택적, 직접적 Xa인자 억제제이며, 시판 중인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 가운데 유일하게 1일 1회 복용으로 복용의 편리성을 제공한다. 또 다른 약제와의 상호작용이 적으며, 짧은 반감기와 높은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이 특징이다. 리바록사반 투여 시 1/3은 변환되지 않은 채 신장을 통해 배설되며, 2/3은 간을 통해 대사되고, 이 가운데 절반은 신장을 통해 배설되기 때문에 전체의 약 2/3가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리바록사반의 3상 임상 ROCKET AF study
▶ 연구 배경 및 목적
와파린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및 색전증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약물과의 상호작용이나 정기적 모니터링 등의 필요성으로 인해 불편함을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와 임상의들은 와파린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항응고제의 개발을 기다려왔다. 이에 직접 Xa인자 억제제 리바록사반과 와파린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리바록사반의 비열등성(non-inferiority)을 입증하고자 했다.
▶ 연구 디자인
기존의 EINSTEIN DVT 연구 및 ODIXa DVT 연구에서 리바록사반이 용량 의존적으로 효능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낮은 출혈 위험을 고려해 20mg을 복용하도록 용량을 고정했고, 조기 임상 약학연구에서 리바록사반이 24시간 이상 트롬빈 억제 효과가 있는 점을 반영해 1일 1회 복용하도록 했다.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들을 리바록사반(1일 1회, 20mg) 또는 와파린군에 무작위 배정해 월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단, 중등도 신장애 환자에게는 리바록사반의 용량을 15mg으로 조정해 투여했고, 와파린군의 INR 목표는 2.5(2.0∼3.0)로 정했다. 일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뇌졸중 또는 비중추신경계 전신색전증의 복합변수로 설정했고, 이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뇌졸중·전신색전증·심근경색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의 발생 위험을 복합변수로 설정했다. 안전성 평가는 주요 및 주요하지 않은 출혈의 임상적 유의성을 통해 이뤄졌다.
1만 4264명의 대규모 환자가 참여해 리바록사반군 7131명, 와파린군 7133명으로 무작위 배정됐고, 민감도 분석은 치료의향(intent to treat, ITT) 분석 원칙에 근거해 양 군에서 각각 7081명, 7090명을 대상으로 했다. 안전성 평가는 약제를 1회 이상 투여 받은 ITT 분석에 참여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최종 계획서순응 환자군(per protocol population, PP)은 리바록사반군 6958명, 와파린군 7004명이었다.
▶ 참여한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
연령은 평균 73세로 고령이었으며,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가 80%,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가 18%, 신규 진단된 심방세동 환자가 2% 정도로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의 비율이 높았다. CHADS₂score의 평균은 약 3.48로, 3점인 환자가 43%로 가장 많았고,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가 55%, 고혈압 환자가 90%로 전반적으로 뇌졸중에 대해 고위험군이었다.
▶ 연구 결과: 와피린에 대한 리바록사반의 비열등성
- 일차 유효성 평가변수 분석 결과: 계획서순응 분석에서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발생률을 확인한 결과, 리바록사반군에서 연간 1.7%, 와파린군에서 2.2%로, 리바록사반이 위험도를 21% 낮춰 와파린에 대한 리바록사반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p<0.001)<그림 4>.
특히 리바록사반군의 두개내 출혈(intra-cranial hemorrhages, ICH) 발생률에 있어 와파린군에 비해 위험도를 41%로 크게 낮췄다<그림 5>.
ITT 분석에서도 리바록사반군 2.1%, 와파린군 2.4%로, 위험도를 12% 낮췄으나 통계상으로 우월하지는 않았고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p<0.001). 한편, 계획서순응 환자군과 투여 중단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에 의하면, 종료시점까지 투여가 유지된 경우 계획서순응 분석과 유사하게 리바록사반군에서 21%의 위험도 감소를 보였고(p=0.02), 중단된 환자군에서는 10%의 위험도 증가를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58).
안전성 측면에서 주요 출혈 및 주요하지 않은 임상 관련 출혈은 리바록사반군이 연간 14.9%, 와파린군이 14.5%로 양 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p=0.44), 두개내 출혈(0.5% vs. 0.7%, p=0.02)과 치명적인 출혈(0.2% vs. 0.5%, p=0.003)은 리바록사반군이 유의하게 낮았다. 리바록사반군은 주요 출혈 중 위장관 출혈이 발생한 환자의 비율이 3.2%로 2.2%를 나타낸 와파린군보다 높았으며, 헤모글로빈 농도 감소량이 2g/dL 이상 되었던 환자의 비율과 전혈 또는 적혈구 농축액을 2단위 이상 수혈 받은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각각 HR 1.22 & 1.25).
대부분의 부작용 사례는 리바록사반군과 와파린군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비출혈(epistaxis)이 리바록사반군에서 10.1%, 와파린군에서 8.6%, 혈뇨(haematuria)가 각각 4.2%, 3.4%로 리바록사반군에서 약간의 증가를 보였다.
- 이차 유효성 평가변수 분석 결과: 뇌졸중, 전신색전증 또는 심혈관계 사망의 복합평가변수의 발생률은 리바록사반군이 3.1%, 와파린군이 3.6%였고, 뇌졸중, 전신색전증,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근경색의 복합평가변수 발생률은 리바록사반군 3.9%, 와파린군 4.6%로 나타나 심근경색이 포함될 경우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두 군간 뚜렷한 차이는 없었다.
- 복합평가변수의 개별 구성요소에 따른 발생률: 모든 원인에 의한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계 사망률은 두 군간 유사했으나 전신색전증의 발생률에 있어 리바록사반군이 0.04%, 와파린군이 0.2%로, 77%의 위험도 감소를 보여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ROCKET AF study 하위분석 결과
▶ 일차 유효성 평가변수의 하위분석 결과: 성별·연령·체중·CrCl에 따른 리바록사반의 치료 효과는 와파린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비열등성을 증명했다. CHADS₂score 2점 이상의 고위험군·심부전·고혈압·뇌졸중/일과성 허혈발작/전신색전증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의 치료 효과는 두 군이 유사했으나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군에서 와파린에 비해 치료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약제를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며, 향후 이와 같은 약제를 사용한 환자에서는 리바록사반 투여 시 주의가 요구됨을 시사한다.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발생률을 살펴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으나 리바록사반군이 와파린군에 비해 16%의 위험도 감소를 보였고, 이차 유효성 평가변수 및 뇌졸중의 유형에 따른 치료 효과 비교에서도 리바록사반군이 와파린군에 비해 위험도를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 안전성 평가에 따른 출혈 발생률: 주요 출혈 및 두개내 출혈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지만 리바록사반군이 와파린군에 비해 연간 발생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헤모글로빈 농도 감소량이 2g/dL 이상 되었던 환자의 비율과 전혈 또는 적혈구 농축액을 2단위 이상 수혈 받은 환자의 비율은 리바록사반군에서 더 높았으며, 위장관 출혈 발생률 역시 리바록사반군에서 2.88%로 1.77%를 나타낸 와파린군보다 더 많았으나 두개내 출혈은 두 군에서 거의 유사했다.
결 론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색전증 예방과 관련해 리바록사반이 와파린과 비교해 비열등성을 증명함으로써 일차 유효성 평가변수 평가기준을 만족시켰다. ITT 분석에서는 일차 유효성 평가변수의 위험도 감소에 대한 리바록사반의 비열등성이 확인됐다. 주요 출혈과 주요하지 않은 출혈은 두 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두개내 출혈과 치명적 출혈은 와파린군에 비해 리바록사반군이 유의하게 낮았다. 하위분석 결과 리바록사반은 1일 1회 복용으로 뇌졸중 위험이 높은 아시아인에서도 다른 인종과 유사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으며, 중등도 신장애를 가진 환자에서도 동등한 치료 효과를 보여 비교적 안전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리바록사반은 정기적인 모니터링의 불편함 없이 1일 1회 사용으로 와파린과 대등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새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 또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과 전신색전증 예방뿐만 아니라 심재성 정맥혈전증 치료와 재발성 심부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 예방의 3가지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아 다른 항응고제와 차별화된 특징을 갖는다.
토 의
▶황교승: 반감기가 건강한 청년층의 경우 5∼9시간, 노년층에서는 11∼13시간으로 짧은 편인데, 24시간 이상 효능이 지속되는 기전은 무엇입니까?
▶온영근: 임상 약리학상에서 트롬빈을 억제하는 효과가 24시간인 것으로 확인됐고, 정확한 기전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단백질에 결합해 효과를 나타내는 시간이 1일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기준: DVT 연구의 2상 임상에서 QD용법과 BID 용법의 차이가 없었던 결과를 기반으로 해 1일 1회 투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D인 리바록사반의 경우 투여 후 24시간이 지나도 FXa의 억제가 지속됨을 보여 주는 1상 임상 시험이 있습니다.
▶온영근: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 용량을 2.5mg으로 감량해 1일 2회 투여하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임상연구의 설정에 따라 최적 용량을 파악하기 위해 용량을 달리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게 되는데, 리바록사반의 경우 20mg을 사용해 유익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겠지만 용량이나 용법을 달리해 새로운 임상연구를 진행할 경우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기준: 정상인을 대상으로 리바록사반을 투여한 뒤 X인자의 활성을 측정한 자료가 제공된다면 임상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장성원: 현재 CrCl 30mL/min 미만의 중증 신장애 환자의 경우 대부분의 임상연구에서 제외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중등도 환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을 바탕으로 리바록사반의 용량을 조절해 중증 신장애 환자에서의 치료 효과를 파악하는 임상연구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기준: 1상 임상에서 10명 내외의 소수 중증 신장애 환자(CrCl 15-29mL/min)를 대상으로 한 약동학 및 약력학 자료가 있습니다. 유럽과 한국 허가 사항에서는 CrCl 15-29mL/min 신장애 환자에서 리바록사반 15mg의 투여 자체가 금지돼 있지는 않고, 주의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또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을 바탕으로 현재 유럽에서는 인공 심장 판막(mechanical heart valves) 교체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의 효과를 파악하는 임상연구를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성원: 와파린 제제의 경우 비타민 K와 같은 해독제(antidote)를 투여할 수 있지만 리바록사반을 비롯한 새로운 항응고제의 경우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해독제는 개발돼 있지 않은 상태이어서 사용에 제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최기준: 자료에 따르면, 활성 프로트롬빈 복합 농축액(activate PCC, APCC)이 제일 효과적으로 새로운 항응고제의 작용을 일부 역전(reversal)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저널에서는 재조합 VII인자(recombinant factor VII)가 혈전 형성(thrombogenic effect)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돼 해독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활성 차콜은 2시간 내에 투여 시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 모두에서 응급 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2년 개정된 ESC 가이드라인과 GARFIELD registry 및 ROCKET AF study에 대한 강연과 이에 대한 토론이 진행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좌담회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