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과중으로 하소연…업무 개선 요구
서울아산병원 인턴들이 약 하루동안 깜짝 파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병원 인턴 151명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어 "정맥채혈과 중환자실 line채혈 등 인턴 본연 업무가 아닌 샘플링 업무가 과도하다"면서 "병원 측에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개선 의지를 보여주지 않아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실제 다른 대학병원들은 정맥 채혈과 line 채혈 등과 같은 샘플링 업무는 간호사들이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산병원에서는 평일 정규 채혈을 제외한 응급 채혈, 주말이나 공휴일처럼 임상병리사가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정규 채혈도 인턴 업무로 분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채혈해야 할 환자 수가 많은 경우, 새벽 채혈과 정규 채혈을 연달아 하면 아침에만 50~60명의 채혈을 인턴이 수행하게 된다"면서 "이렇다보니 인턴이 수행해야 할 본연의 업무가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인턴들은 "인턴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런 결정을 내렸던 이유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의사로서의 업무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의사로서 직업적 사명감과 나아가 왜곡된 의료 현실을 바로잡는 한 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턴들은 16일 하루 동안 파업을 진행했지만, 교수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인턴에 대한 업무 영역 설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파업을 철회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번 일은 중환자실 파트에서 업무 과중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면서 "장기 파업이 아닌 인턴들의 하소연 정도로 일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인턴들이 제시한 문제를 논의해보면서 업무에 대해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턴들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들은 파업을 철회하고 본연의 업무로 돌아간 만큼 어떤 의견도 얘기할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