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부산의전원 교수 '매운 성분과 알코올 상관관계 연구'
호주 신경과학회 연례회의 발표…현지 언론 주목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경우 알코올 중독치료제의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성곤 부산대의학전문대학원 교수(양산부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신경과학회 연례회의에서 '스트레스, 문화 및 알코올'에 대한 발표를 통해 매운 음식과 알코올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는 매운 음식과 알코올은 뇌 신경 아편계에 동일한 방향으로 작용, 매운 음식이 알코올의 자극을 대신함으로써 서로의 작용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상승효과로 인해 알코올 중독 가능성도 증가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의 연구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www.smh.com.au)를 비롯한 현지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동물실험에서 매운 고추의 주성분을 주입한 쥐의 경우 대뇌의 아편계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알코올이 아편계의 활성도를 증가시킨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알코올 중독화된 생쥐에게 고추의 매운 성분을 주입, 아편계의 활성도 증가 때문에 술을 적게 마신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매운 음식과 음주 행동간에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고했다.
김 교수는 "고추에서 원하는 자극(대뇌 아편계 활성화)을 받고 있기 때문에(보상작용) 알코올을 덜 필요로 하게 된다"며 "매운 음식을 잘 먹고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아편계의 보상이 크기 때문에 술로 인한 보상도 당연히 크고, 결국 이를 차단하는 차단제를 이용한 그 치료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잘 먹는 사람일수록 알코올 중독 치료제의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알코올 중독 환자와 일반인 사이에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정도를 측정한 경우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매운 음식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냈다. 김 교수는 매운 것을 좋아하고 잘 먹는 사람은 아편계의 작용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알코올 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매운 음식을 잘 먹거나 못 먹는 현상은 대뇌의 아편계의 움직임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아편계가 많이 작용하는 경우에는 매운 음식 뿐만 아니라 술 또한 잘 마시게 될 가능성이 높고, 중독으로 갈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편계의 반응이 크기 때문에 이 반응을 억제하는 알코올 중독 치료제인 아편계 수용체 차단제인 날트렉손의 치료 효과 또한 더 우수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날트렉손과 같은 알코올 중독치료 효과를 증진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중독 질환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