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차 의협 고문단회의, 사상 최다 인원 참석,..."집행부는 A학점"
권이혁 고문(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문태준 명예회장(전 의협회장/보건복지부장관), 김재정 명예회장(전 의협회장) 등을 비롯한 전 의협 회장·대의원회의장·의학회장·시도의사회장 등 46명의 의료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는 제 37대 집행부 출범 1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의료현안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원로 지도자들의 의견을 듣고 의협 정책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노환규 회장은 "집행부는 현재 칭찬과 격려를 받고 있는 한편 질책의 소리도 듣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은 2000년도 의권을 위해 함께 일어섰던 이후 가장 이슈가 많았던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의사협회가 그동안 의사들의 목소리를 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같은 편에서서 의료개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투쟁과 함께 협상을 병행하며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의료계 발전을 위한 질책과 조언을 요청했다.
문태준 명예회장은 최근 세계의사회(WMA)의 '의사 집단행동'(collective action)에 대한 입장 발표를 소개하며, 의료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통제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명예회장은 "정부가 지나치게 의사를 압박하는 사태를 야기시켜, 의사가 정부에 맞서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의료계 원로 지도자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에서는 그런일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 집행부는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점으로 치면 A학점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집행부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성원과 지지를 아끼지 말자"고 호소했다.
김재정 명예회장은 의협 집행부의 소통 강화를 주문했다. 김 명예회장은 자신이 의협 회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을 회고하고 "의료계 일이라는게 항상 회원들의 뜻에 맞게 진행되는 일이 거의 없다"며 집행부의 고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대의원회 의장과 수시로 연락하며 의견을 나누고, 고문들의 견해도 들어보면서 회무를 집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이혁 고문은 의료계의 권리를 스스로 찾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고문은 "과거 의협 대의원총회에는 보건사회부장관이 반드시 참석했는데, 근래들어 오지 않고 있다"며 "이는 우리 의사들의 책임도 있다. 의협 총회에 장관이 꼭 나올 정도의 힘을 만들어야 우리의 권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과의 관계 정립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박성태 고문은 "이번 집행부가 미래전략위원회를 만들고 정책자문단을 구성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며 "지난 정부와 오랫동안 대립각을 세우면서 의료계가 많은 손실을 입었는데, 박근혜 정부와 친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의료현안을 잘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고문단 회의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고문들이 대거 참석, 의협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고 의료계 발전에 대한 염원을 보여주었다.
회의는 양현덕 의협 정보통신이사의 사회로 노환규 회장의 인사말과 문태준·김재정 명예회장의 격려사, 윤창겸 상근부회장의 의협 주요회무 추진현황 보고 순으로 진행됐다.
의협 집행부에서는 노 회장과 임수흠 부회장, 김화숙 부회장, 임인석 학술이사, 이혜연 학술이사, 김지완 정책이사 이홍선 사무총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