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련병원 전공의 수련보직 기피현상도
PA양성화 방안은 이견 커 진통 예상
하반기 들어 굵직굵직한 의료인력 개편안들이 줄줄이 추진될 예정이다. 의료계 의료인력 양성과 운영 등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는 개편안들인만큼 추진여부와 추진방향 등을 놓고 진통도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안에 2015년부터 의대를 졸업한 후 거치는 인턴과정을 폐지하는 인턴제 폐지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이달 초 인턴폐지를 입법예고할 계획이었지만 제도 당사자인 의대생들과 의료계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 본 후 추진해야 한다는 진영 장관의 의지에 따라 입법예고가 며칠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하고 응급실 근무 후 12시간을 반드시 쉬도록 하는 등의 전공의 수련환경개선안도 이달 안으로 입법예고된다. 시행령으로 발표될 개선안에 따르면 모든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근무상황을 담은 전공의 수련계획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하도록 하고 수련계획서에 따른 근무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시행령안에는 수련계획서를 어길 경우에 대한 직접 처벌 규정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련계획서 이행여부를 수련병원 신임평가 항목에 넣어 전공의 정원책정과 연계해 효력을 담보할 예정이다.
인턴제 폐지와 전공의 수련환경개선 등과 함께 의료인력 재편안의 뜨거운 감자가 될 의료보조인력 양성화 방안도 빠르면 이달부터 의견 수렴 등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소위 'PA(Physician Assistant)제'로 알려진 의료보조인력 양성화 방안의 뼈대는 의사의 감독 아래 전문간호사의 영역을 확대하는 정도로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PA 양성화 방안의 경우 의료계가 의료인력 개편안들 가운데 반대입장을 강하게 밝히고 있는 만큼 보건복지부도 흉부외과나 외과 등에 대한 제한적인 양성화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인력시스템에 적지않은 변화를 줄 제도추진이 줄줄이 예고되자 수련병원들은 대책마련 등에 들어갔지만 진통도 예상되고 있다.
A대학병원에 근무하는 K교수는 "전공의 인력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뽀족한 방안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교수들이 전공의 수련부장 등을 맡지않으려는 현상도 벌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직 이렇다할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수련병원이 있는가 하면 나름대로 인력개편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한 수련병원들도 있어 보인다. B대학병원의 K교수에 따르면 일부 수련병원이 전공의 인력이 부족할 경우 응급실 진료 등에 스탭들을 투입하는 안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제 폐지와 전공의 근무시간 제한 등에 따른 수련병원의 부담이 클 것인지 생각보다 크지 않을지를 두고도 전망이 엇갈리기도 한다.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교수는 "적정한 수련시스템을 갖춘 수련병원이라면 큰 어려움없이 제도를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걱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중소 수련병원들의 경우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PA양성화안은 인턴제 폐지나 전공의 근무시간 제한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인턴제 폐지나 전공의 근무시간 제한의 경우는 제도시행에 대해 관계자들이 어느정도 합의를 이룬 케이스지만 PA양성화안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PA양성화에 대해 의료계와 병원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있고 정부는 의료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의료보조인력에 대한 대책을 하루빨리 내놔야 하는 상황이라 하반기에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