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자보협의회, 제도 강행시 로드맵 따라 '강력 대처'
오는 7월부터로 예정된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심사 위탁에 대해 의협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한의사협회 자동차보험협의회(회장 김문간)는 23일 회의를 열어 7월 시행 예정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사위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 조항 정비 및 심사기준 마련, 2차 이의제기 절차 등 선결 사안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심평원이 본격적으로 심사 위탁업무를 시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협의회는 우선 심평원이 심사 업무를 위탁 수행할 경우 현행 자배법과 충돌되는 부분을 지적했다. 심평원이 심사결과 진료비를 삭감하더라도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를 거치지 않고 삭감할 경우 '임의삭감'이 되어 5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되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
또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사업무처리에 관한 규정'에는 심평원 심사결과에 대한 1차 이의제기 절차만이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손해보험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의료기관의 구제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의료기관이 2차에 걸쳐 이의제기를 할 수 있어 형평성 문제도 있다.
특히 본격적인 심사 위탁에 앞서 심평원이 자동차보험 고유의 심사기준을 미리 마련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범 적용을 거쳐 최종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함에도 7월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까지 아무런 진행상황이 없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협의회는 지적했다.
협의회는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심평원의 심사위탁 시행을 밀어부친다면 과거 의약분업과 같이 많은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정부와 심평원이 의료계 의견을 무시하고 제도 시행을 강행할 경우 강력히 대처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마련, 의협 상임이사회의 인준을 거쳐 단계별로 실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간 협의회장은 "정부가 내세운 심사위탁 제도 시행까지 이제 한 달 밖에 남은 시점"이라며 "준비가 안 된 심평원의 심사위탁 시행으로 자동차보험 환자 진료 차질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국민의 진료권 보호를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